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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수사 전선 넓힌 공수처…열흘 만에 대검 추가 압수수색

중앙일보

입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5일 대검찰청을 열흘 만에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고발사주 의혹’에 이어 ‘판사 사찰 문건 의혹’까지 수사하고 있는 공수처가 두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근무했던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증거를 확보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5일에도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및 감찰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대검 대변인 공용폰 포렌식 결과 등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대검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했다.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대검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했다.연합뉴스

공수처, 대검 연이어 압수수색  

공수처는 이날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실 등에 검사 및 수사관 약 30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공수처는 윤석열 후보 관련 사건 4건을 정식 입건해 수사 중이다. 지난 6월에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으로 윤 후보를 입건했었다. 지난 9월에는 범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 사주´ 의혹에 관해, 지난달 22일에는 판사사찰 의혹과 관련해 윤 후보를 각각 입건했다.

이 중 고발사주 의혹과 판사 사찰 문건 의혹 등이 수사정보담당관실로 명칭이 바뀌기 전 부서인 수사정보정책관실과 관련돼 있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은 이 두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다.

대검에 대한 잇따른 압수수색은 관련 의혹에 대한 뚜렷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공수처는 손 검사가 범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 작성 및 전달을 한 데 대해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있던 당시 검찰이 관여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지난 9월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공수처는 지난 2일과 3일 손 검사와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잇달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손 검사에 대해서는 지난 10일 추가 소환 조사를 했다. 하지만 이들이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수사 과정에서 공수처는 예상치 못한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대검 감찰부가 대변인 공용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자료를 공수처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하청 감찰’ 논란이 불거졌다. 또 윤 후보에 대한 연이은 입건을 두고 국민의힘은 ‘정권 비호처’, ‘윤석열 수사처’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임현동 기자

판사 사찰 문건 수사로 고발사주 수사 돌파구 찾나

이런 상황에서 공수처는 윤 후보 관련 수사 범위를 오히려 확대하며 강공에 나섰다. 공수처는 지난달 22일 판사 사찰 문건 의혹으로 윤 전 총장을 입건한 데 이어, 손 검사도 추가로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판사 사찰 문건 의혹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소속이던 성모 부장검사가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이란 제목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및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등 담당 재판부 판사 37명의 출신 고교·대학, 주요 판결, 세평 등이 적힌 9페이지 분량의 문건을 작성·배포했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판사 사찰 문건 의혹에서 파악되는 단서를 통해 답보 상태인 고발사주 의혹 수사의 돌파구를 찾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판사 사찰 문건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은 일부 피의자만 겹칠 뿐 사건 양상이 달라 그 연관 관계는 희미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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