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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부스터샷 앞당겨 일상회복의 불씨 살려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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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1일 "(코로나19) 상황이 나빠지면 일상회복 1단계를 지속하거나 아니면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상회복으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아주 험난하다는 의미다.[중앙포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1일 "(코로나19) 상황이 나빠지면 일상회복 1단계를 지속하거나 아니면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상회복으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아주 험난하다는 의미다.[중앙포토]

위중증 500명 육박, 서울 병상 가동 76%  

60세 이상 추가접종 5개월로 단축 필요

코로나19 터널에서 벗어나 일상회복으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험난하다.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의 첫발을 내디디면서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하자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위중증 환자 병상 확보와 부스터샷(추가접종) 간격 단축 등 신속하고 지혜로운 대처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나빠지면 일상회복 1단계를 지속하거나 아니면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의 말처럼 최근 추세를 보면 12월 중순에 일상회복 2단계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어제 241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난 10일 이후 닷새 연속 2000명대를 기록해 걱정이다. 무엇보다 위중증 환자 수가 지난 10일(460명) 이후 계속 증가했다. 위중증 환자 증가에 따라 사망자도 연일 두 자릿수다. 지난 12일 사망자(32명)는 7월 초 시작한 4차 대유행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누적 사망자는 어제 3103명이었다.

당초 계획대로 일상회복이 가능해지려면 위중증 환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 500명까지는 기존 의료체계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상황이 더 악화해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75% 이상일 경우 정부는 일상회복 추진을 잠시 중단하는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을 발동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기준 서울·경기·인천의 중증 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각각 76.2%, 76.0%, 71.9%를 기록해 아슬아슬하다.

정부는 비상계획과 방역지표 등 세부 지침을 16일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의 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비관적 시나리오를 전제로 병상을 신속히 추가 확보해야 한다. 병상이 빠듯한 수도권과 아직은 여력이 있는 비수도권을 통합해 병상을 일괄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사망자의 대다수는 백신 약효가 떨어진 고령층에서 나온다. 이를 고려하면 부스터샷 간격을 좁혀 돌파감염을 최대한 차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75세 이상은 지난달에 추가접종이 시작됐는데, 60~75세 감염 취약층에도 추가접종을 해줘야 한다. 기존에 제시된 추가접종 간격(6개월)을 일률적으로 5개월로 단축하는 것이 부담이라면 60세 이상에게 먼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정부의 방역 대책은 더 정교해져야 한다. 다시 예전처럼 방역 기준을 강화하는 것도 최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방역 완화를 서둘러서도 안 될 것이다. 일상회복으로 가려면 국민도 방역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민주노총의 대규모 불법집회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일상회복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