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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메타버스? 여행이 이긴다” 에어비앤비 창업자의 장담

중앙일보

입력 2021.11.11 14:49

업데이트 2021.11.11 14:51

메타버스는 3차원 인터넷일 뿐, 여행을 대체할 수 없다. 오히려 메타버스가 여행업에 더 큰 기회를 가져올 것이다.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40) 에어비앤비 창업자 겸 CEO는 1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행의 혁명’을 전망하면서다. 220개국에 560만개 이상의 숙소를 거느린 글로벌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앞으로는 원하는 곳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워케이션(Workation, 일과 여가의 합성어)’ 시대가 올 것이라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주거와 업무, 여행 사이 경계가 허물어진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올해로 설립 14년차인 에어비앤비는 세상이 통째로 디지털로 옮겨가는 메타버스 시대에도 계속 잘나갈 수 있을까. 중앙일보는 체스키 CEO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창업자 겸 CEO. 사진 에어비앤비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창업자 겸 CEO. 사진 에어비앤비

왜 여행의 혁명이 온다고 확신하나.
코로나 이후 1년 반, 아마존·포드·PwC 같은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영구적인 원격근무 제도를 발표했다. 근무 형태가 유연할수록 비용은 절감하고, 전 세계에서 다양한 재능을 가진 직원을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 5일 출근할 필요가 없다면, 우리는 언제든 집을 떠나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 직장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작은 시골 마을에 산다 해도 말이다. 실제로 3분기 에어비앤비 예약의 45%가 일주일 이상, 20%가 한 달 이상의 장기 숙박이었다. 달라진 시장에서 에어비앤비는 어디서든 일하게 해주고, 어디서든 살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출근을 고집하는 기업도 여전히 많은데.
미국의 경우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는 CEO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이다. 젊은 CEO들은 그러지 않는다. 젊은 기업, 젊은 CEO일수록 직원들의 유연한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한다. 하지만 나이 든 CEO들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유연한 근무제도를 보장해야 더 적은 비용으로 글로벌 인재를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변화는 아니겠지만, 나는 적어도 이게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창업자 겸 CEO. 사진 에어비앤비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창업자 겸 CEO. 사진 에어비앤비

최근 메타버스와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에어비앤비가 공유경제의 흐름에 올라타 성장했듯, 이 흐름을 타고 새롭게 부상한 회사들도 많다. 이런 거대한 변화를 어떻게 보고 있나.
메타버스와 암호화폐, 에어비앤비의 공통점은 모두 거대한 디지털 혁명의 수혜자란 것이다. ‘디지털 쇼핑몰’인 아마존이나 ‘디지털 오피스’인 줌도 마찬가지다. 디지털화 덕에 세상이 바뀐 건 맞다. 세상을 연결했고, 더 가볍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묻고 싶다. 우린 정말 삶의 전부를 화면 속에서만 살고 싶은가? 아니다. 대면 소통으로 상대와 더 공감할 수 있고, 더 깊고 진중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나는 우리 사회나 인간이 화면 속에서만 살 순 없다고 생각한다.
메타버스가 에어비앤비에게 기회라는 뜻인가.
그렇다. 오히려 더 큰 기회라고 본다. 돈과 시간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실제의 경험과 연결을 더 갈구할 것이다. 화면은 곧장 뭔가와 접속된다는 점에선 만족스럽겠지만, 따져보면 실제 경험보다 영양가 있지 않다. 사회적·심리적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개인적으로 메타버스는 3D 인터넷을 일컫는 말일 뿐, 진짜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관문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여행을 대체하지 않았고, 넷플릭스가 여행을 대체하지 않았듯 메타버스도 오히려 여행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뭐할지 보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굉장한 기회가 있는 산업이다. 1990년대의 인터넷처럼, 혁명 그 자체를 만들고 있다. (암호화폐의) 탈중앙화란 가치는 에어비앤비와도 일맥상통한다. 우리도 사람들을 대형 호텔 체인으로부터 벗어나게 만들었으니까.
에어비앤비도 암호화폐 서비스나 사업을 준비 중인가.
공식 발표엔 없지만, 우리도 암호화폐와 토큰화(tokenization) 시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분기 최대 실적 달성한 에어비앤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분기 최대 실적 달성한 에어비앤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에어비앤비는 올해 3분기 매출 22억 4000만 달러(2조 6410억원), 영업이익 8억 3400만 달러(9833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백신 보급이 빨라지며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다. 지난해 12월엔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상장 첫날 시총 100조원을 돌파하며 메리어트·하얏트·힐튼호텔의 시총 합계를 뛰어 넘었다(현재 143조원). 당시 뉴욕타임스는 에어비앤비가 동시대 유니콘 중 가장 큰 기업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는 에어비앤비에겐 큰 위협이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
우리 사업모델의 적응력이 뛰어났던(adaptable) 게 첫번째 이유다. 에어비앤비 숙박은 세상 어디에나 다 있고, 모든 종류의 공간과 가격대를 지원한다. 누구라도 본인에게 딱 맞는 에어비앤비를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우리 안의 혁신문화다. 에어비앤비는 올해 150가지 개선안을 발표했다. 그 어떤 여행 기업도 못한 일이다. 세상이 빠르게 바뀐다면, 우린 그 흐름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이다. 코로나를 이겨냈다면 어떤 위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에어비앤비에게 한국은 어떤 시장인가. 최근 1~2년 사이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아주 빠르게 성장한 곳이다. 특히 드라마·K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을 방문하려는 해외 수요가 크게 늘었다. 미국에서 한국 문화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인데, 이 관심이 한국의 가족들과 함께 살아보며 몸소 문화를 체험해보는 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숙박공유는 여전히 규제와 충돌한다. 
‘세상 모든 군대를 합쳐도 제 때를 만난 아이디어는 막을 수 없다(빅토르 위고의 격언)’는 말이 있다. (기득권층이)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꼭 들여다 보길 바란다. 미래에 뭐가 필요한지 말하는 건 언제나 젊은이들이다. 한국 젊은 층도 에어비앤비가 미래의 일부라고 말하고 있지 않나.
전세계적으로 플랫폼 독점에 대한 규제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 큰 힘엔 더 큰 책임이 따른다. 사회가 플랫폼 기업들을 용인해줬기에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는 데 이견은 없다. 이 갈등의 유일한 해결책은 기술 기업과 정부의 파트너십이다. 기업과 정부가 협력하지 않는다면 그 끝엔 둘만 남을 뿐이다. 혁신이 일어나더라도 방해받거나, 한때 인터넷이 무법지대에 있던 황량한 서부(wild west)처럼 되거나. 둘 다 최선의 결과는 아니다. 
에어비앤비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50가지 개선안 일부. 사진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50가지 개선안 일부. 사진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는 9일(현지시간) 사용자가 여행지나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에어비앤비가 사용자 취향에 맞게 여행 계획을 짜주는 ‘더 유연한 검색’ 등 50가지 서비스 개선안을 발표했다. 지난 5월 100가지 개선안을 발표한 데 이어서다. 이번 개선안에는 호스트에게 100만 달러 손해보상, 100만 달러 책임보험 등을 보장하는 ‘에어 커버’, 장애인 접근성 개선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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