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개혁입법이란 모자 쓴 게 잘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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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동영(얼굴) 전 의장이 8일 당이 국민의 지지를 잃은 것에 대해 "4대 개혁입법(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언론관계법.과거사법)의 모자를 잘못 씌운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국민이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과반 정당으로 만들어 주면서 요구한 민생 문제에 주력하지 못하고 개혁이니 실용이니 하는 '공리공담(空理空談)'에 빠졌던 것이 통탄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함께 창당을 주도한 천정배 의원이 통합신당론을 주장하는데.

"정계개편 논의에 앞서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에 대한 반성과 고백이 있어야 한다. 지금 정계개편 논의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우리의 책임이 뭔지 확실히 하고 그래서 '아직 정치할 이유가 남아 있다'고 하면 남아 있는 것이다."

-통합신당론에 대해 "같은 사람들이 옷만 바꿔 입는 것"이란 비판도 있다.

"국민이 계속 (열린우리당은 안 된다는) 시그널을 보내는데 '난 모르겠다'로 있어선 안 되는 것 아닌가."

-정부.여당의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실망도 크다.

"우리가 세운 방향과 목표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관료의 바다'에 빠졌던 것 같다. 그때 능숙한 항해술이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나오는 '사자(열정)와 여우(교묘함)의 지혜'가 필요했는데…."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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