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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클립] 난해한 통신용어 하루에 3개씩 고치니…신뢰가 따라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5면

LG유플러스는 고객과 소통하는 전문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개선하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고객 언어 가이드북’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LG유플러스 사내 모델이 가이드북을 펼치고 있는 모습.

LG유플러스는 고객과 소통하는 전문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개선하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고객 언어 가이드북’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LG유플러스 사내 모델이 가이드북을 펼치고 있는 모습.

이동통신 업계에 ‘언어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어렵고 낯선 통신 용어를 쉬운 표현으로 바꿔 고객의 이해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CTN, VAS 같은 기술 용어나 외국어 표현을 각각 ‘휴대폰 번호’ ‘부가서비스’로 바꿔 쓰는 식이다.

이런 통신언어 혁신은 LG유플러스가 2017년 처음 시작해 이제는 이동통신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고객언어혁신팀’을 만들어 통신 용어 순화를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후 4년여간 활동하면서 검수한 언어가 4153개에 이른다. 하루 평균 3개꼴(2.84개)로 ‘언어 개혁’에 나선 셈이다. 김순희 LG유플러스 고객언어혁신팀장은 “특히 고령층 고객의 경우 용어를 이해하지 못해 불만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언어 혁신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상담사가 ‘고객 언어 혁신’ 캠페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상담사가 ‘고객 언어 혁신’ 캠페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사내외에서 쓰는 ‘모든 용어’를 수술대 위에 올렸다. 고객에게 전달되는 단어와 회사 내부에서 사용하는 모든 용어를 대상으로 개선 여부를 결정했다. 교체해야 하는 용어를 조사하는 데만 1년이 걸렸다. 이후 임직원에게 개선한 용어를 설명하는 『언어 가이드북』을 만들어 배포하고, 고객에게 노출되는 용어도 전부 교체하는 등 개선 노력을 이어갔다.

구체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전문 용어 ▶한자식 어투나 외래어 ▶의미가 불명확한 표현 ▶공급자 관점의 표현 등으로 분류해 우선 변경이 필요한 용어를 선별, 수정했다. 또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줄임말을 되도록 풀어서 사용하도록 했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페어링’ ‘테더링’ 등 용어에는 ‘페어링(블루투스 기기 연결)’ ‘테더링(데이터 함께 쓰기)’과 같이 뜻을 병기했다.

고객의 시선에서 언어 혁신이 적절한지 확인하는 검증 작업도 거치고 있다. 이 회사 고객언어혁신팀에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통신 용어를 바라볼 수 있도록 ‘외부 감수 요원’이 근무 중이다. 이들은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새로운 문구가 나갈 때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표현인지 검수하는 역할을 한다.  김순희 팀장은 “이에 따라 서비스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고객 반응이 늘었고, 단순 문의는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순화한 통신

순화한 통신

LG유플러스는 더 나가 ‘고객의 관점’에서 용어를 재정의하는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용을 우선 배치해 고객의 이해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서비스 사용법이 궁금하거나 장애가 발생한 경우 영상을 보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스로 해결 가이드』를 내놨다.

스스로 해결 가이드는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50~60대 고객에게 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 가이드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50~60대 고객 600명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따라 하기 쉽다’는 응답이 88.8%, ‘영상을 통해 문제 해결이 가능했다’는 답변이 89.7%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앞으로 『고객 언어 가이드2』를 발간하고, 임직원이 개선된 언어를 검색할 수 있는 언어 포털도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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