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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유엔서 유일한 중국 합법 대표는 우리” 50주년 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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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유엔은 50년 전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한 합법 대표로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게재한 연설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유엔 합법지위 회복 50주년 기념회의’ 연설에서 이 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50년 전 오늘 유엔 총회는 유엔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모든 권리를 회복시키기로 결정하고,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대표가 유일한 중국임을 인정해 결의 2758호를 압도적 다수로 통과시켰다”며 “이는 중국 인민의 승리이자 세계 만국 인민의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유엔은 1971년 10월 25일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의 유일한 합법 대표로 인정했고, 이에 따라 대만은 유엔 회원국로서의 지위를 잃게 됐다. 1945년 중화민국으로 유엔 창설에 참석했던 중국 국민당 정부(이후 대만)는 49년 국민당·공산당 내전으로 공산당에게 밀려났고 이렇게 국제 무대에서도 자리를 잃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새로운 중국의 법적 지위 회복은 유엔의 주요 사건인 동시에 세계의 주요 사건”이라며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유엔 무대에 다시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의 조류는 그것을 따르면 번영하고, 거스르면 망하게 된다”며 “모든 형태의 패권주의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 규칙은 유엔 193개 회원국이 공동으로 정하는 것이지 개별 국가나 국가 그룹이 결정할 수 없다. 예외는 없어야 한다”면서다.

시 주석의 이날 발언은 최근 대만과 밀착하고 있는 미국의 행보에 우회적인 경고를 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중국의 유엔 지위 회복 50주년을 며칠 앞둔 22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대만의 대사관 격인 경제문화대표부(TECRO)와 국제기구 실무그룹 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설명자료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대만의 의미있는 참여를 재확인하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대만의 기여를 강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대만과의 협력 분야를 국제 공중 보건, 환경과 기후변화, 기술표준과 경제협력 등으로 열거했다.

미국은 국제 사회에서 대만의 보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올해 5월 WHO에 대만이 세계보건총회(WHA) 연례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중국의 반대로 성사되지는 못 했다.

대만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해 왔으나 2017년부터는 중국의 반발로 끼지 못 했다. 대만의 주권을 강조하는 차이잉원 총통(蔡英文)의 취임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으로 시 주석이 유엔 지위 회복 50주년 연설에서 대만을 직접 거론하지 않음으로써 ‘톤 조절’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빈과일보는 “시 주석이 이번 연설에서 대만에 대한 언급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유엔 결의안 2758호 외에 대만 문제는 직접 거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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