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洪 서로 부인까지 끌어들인 난타전…"김건희 몸져누워"

중앙일보

입력 2021.10.24 17:51

업데이트 2021.10.24 19:23

국민의힘 대선주자 ‘빅2’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간 공방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4일에는 두 후보의 부인까지 경선판으로 끌어들여 공격하는 등 난타전을 폈다.


이날 발단은 윤 전 총장이 김태호·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하자 홍 의원이 이를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광역 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 출신을 대거 데려가는 게 새로운 정치냐”는 글을 올렸다. 이어 “이미 개 사과로 국민을 개로 취급하는 천박한 인식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줄 세우기 구태정치의 전형이 돼 버렸다”며 “그러다 한 방에 훅 가는 것이 정치”라고 비난했다. 그러고나서 홍 의원은 “각종 공천 미끼에 혹해 넘어가신 분들은 참 측은하다”는 페이스북 글을 또 올렸다. 내년 대선이 끝나고 3개월 뒤에 열리는 지방선거를 노리고 중진들이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했다는게 홍 의원 주장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직접 반격했다. 그는 국회 소통관에서 캠프 인선안을 발표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홍 의원 SNS 글에 대해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대응했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경선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중대 결심을 하든 말든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가상 양자 대결 방식을, 홍 의원 측은 4지 선다형 방식의 여론조사를 선호한다.

윤 전 총장은 논란이 된 ‘개 사과’ 인스타그램 글과 관련해 부인 김건희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에는 “제가 한 것”이라며 “어떤 분은 가족이 후원회장도 맡는데”라고 말했다. 홍 의원의 후원회장이 그의 부인인 이순삼씨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대선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후보 부인이 맡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윤 전 총장은 “선거는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지 않나.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진 않기 때문에 그런 오해를 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자신의 부인을 거론한 것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는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검건희씨) 보다는 유명인사가 아닌 부인을 후원회장으로 두는 것은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또 “그걸 흠이라고 비방하는 모 후보(윤 전 총장)의 입은 꼭 ‘개 사과’할 때하고 똑같다”며 “부끄러움이라도 알아야 한다. 자꾸 그러면 이재명의 뻔뻔함을 닮아 간다고 비난받는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홍 의원 같은 정치권의 선동 공세에 김건희씨가 상당히 고통스러워한다. 몸져 누워버렸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에서 대선 경선 6차 토론회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민, 홍준표 후보, 이 대표, 윤석열, 원희룡 후보. 뉴스1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에서 대선 경선 6차 토론회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민, 홍준표 후보, 이 대표, 윤석열, 원희룡 후보. 뉴스1

여기에 더해 양 측 캠프는 상대방을 겨냥해 ‘막말 리스트’를 언론에 배포했다. 먼저 홍 의원 캠프가 보도자료를 내고 “윤 전 총장이 정치 선언 이후 4개월간 25건의 실언·망언을 했다”고 공격했다. 홍 의원 캠프는 “윤 전 총장이 당 본선 후보가 돼, 실언하게 되면 우리는 ‘대통령 이재명’ 시대를 맞이하는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전 총장 캠프도 ‘홍 의원 망언·막말 리스트 25건’을 자료로 만드는 식으로 맞대응했다. 자료엔 “막말 경연대회를 연다면 홍 의원을 따라갈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욕설은 이재명, 막말은 홍준표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라고 썼다.

양 측 공방이 선을 넘는 수준으로 격화되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우려가 터져나왔다. 당에 오래 몸담은 한 인사는 “정책·비전은 온데간데없고 비방, 막말에 상대 부인까지 끌어들이면서 경선판이 진흙탕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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