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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나눔경영] 한 해 4926억원 투입 … 통 큰 사회공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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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직원들이 수해지역을 찾아 고장난 전기제품을 수리해주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탁월한 경영 성과에 걸맞게 통 큰 사회공헌.'

삼성그룹의 사회공헌은 양과 내용에서 국내 기업 중 으뜸이라 할 만하다. 지난해 삼성이 사회공헌 활동에 투입한 금액은 4926억원. 삼성의 사회공헌 금액은 세계 최대 기업이라는 월마트의 세 배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경영 성과의 큰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의 사회공헌은 단순히 돈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전 임직원이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봉사 현장 속에서 삼성의 나눔 정신이 더 살아난다.

삼성은 올해 초 사회공헌 활동을 총괄하는 사회봉사단에 사장직을 신설했다. 또 전국 사업장을 중심으로 103곳의 자원봉사센터를 열었다. 센터는 지역사회 및 사회복지시설의 수요와 임직원의 자원봉사 공급을 적절히 연결하는 거점 역할을 한다. 최근엔 소외계층에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삼성의료봉사단도 출범했다. 자발적 봉사활동도 체계를 갖춰 조직적.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삼성의 기업문화와 맥이 닿아 있다.

삼성만이 하고 있는 특이한 사회공헌 사업은 어린이집 운영과 동물 활용 활동 등을 들 수 있다. 1989년 서울 미아동에서 시작한 삼성어린이집은 지금까지 전국 42곳에 문을 열었다. 보육교사가 420여 명에 수용 어린이만 3800명에 이르고 있다. 맹인 안내견, 인명 구조견, 보청견, 치료견 및 치료마 등의 보급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삼성은 동물을 활용한 공헌 사업에만 지난해 117억원을 투자했다. 이밖에 350명의 구조대원과 인명 구조견을 보유하고 있는 '3119 구조단'도 삼성으로서는 내로라할 만한 공헌 활동이다.

계열사별로도 특색 있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생명은 '행복하고 안정된 생활 도우미'라는 사업의 개념에 맞게 저소득 여성 돕기와 출산 및 육아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저소득 여성가장 창업지원을 위해 창업 지원 전문 비정부기구(NGO)인 사회연대은행과 손잡고 3년간 27억원의 사업자금을 제공하고, '저소득층 산모 도우미 지원'을 위해 매년 30억원씩 9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삼성생명의 사회공헌 키워드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디스플레이 업체답게 소외계층에 빛과 소리를 찾아주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각장애인 도우미견과 무료 개안 수술 지원, 매칭그랜트 '사랑의 빛 펀드' 등이 대표적인 사업. 이 회사는 지난해 순이익의 5.71%를 사회공헌 비용으로 썼다. 이 같은 나눔경영은 이 회사가 매년 관련 보고서를 내고 있는 '지속가능 경영'과도 맥이 닿아 있다.

삼성물산은 국내외 무주택 소외 계층을 위한 집짓기 운동(해비타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99채의 주택 건립을 지원했다. 요즘엔 충남 천안 '희망의 마을'에 2010년까지 80가구를 건설하는 사업이 한창이다. 이상대 건설부문 사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일손을 보태기도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몽골.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해비타트 운동을 펼치고 있다. 터키에선 유적지 안내판을 기증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90년부터 사회공헌 활동으로 무궁화를 심고 묘목을 나눠주는 무궁화 사랑 운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850개 사회봉사팀에 소속된 2만 명의 직원이 연간 4000여 건의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 규모가 크다 보니 사업장별로 지역 밀착형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 특징. 서울 본사에선 청소년 경제교육,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 등을 펼친다. 수원 및 기흥 사업장에선 '수원 화성 지킴이' '사랑의 달리기' '반도체와 함께하는 지구촌 사랑 나누기' 행사 등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답게 해외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매년 뉴욕에서 여는 '희망의 4계절' 행사는 북미에선 유명한 자선행사로 자리 잡았다. 수많은 협력사를 위한 기술이전 및 현금 결제 같은 다양한 상생 경영 프로그램도 나눔경영의 일환이다.

이해진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사회공헌 활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전략이 있어야 한다"며 "삼성의 사회공헌은 땀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전문화.체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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