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대응 공공의료론 한계, 민간 공조 체계 만들자" [리셋코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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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1년 9개월이 지났다.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경구용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인류는 길고도 잔혹했던 코로나19와의 전쟁이 곧 끝날 거란 희망을 갖게 됐다. 코로나19는 대한민국이 21세기 들어 만난 네번째 신종 감염병이다. 앞서 2003년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의 공존(with corona)을 이룬다 해도 앞으로 5~10년 이내 새로운 감염병이 들이닥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머지않아 또 다른 팬데믹을 맞닥뜨릴 때를 대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국내 최고의 감염병ㆍ방역 전문가들로 구성된 리셋코리아 감염병대응분과 위원 6인의 진단을 들어봤다.

②감염병대응분과 제언- 제2, 제3의 코로나 #질병청은 역부족, 보건부 신설해야 #과학적 근거 둔 의사결정 필요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 상설화를 #백신구매 땐 공무원에 면책권 줘야

“보건부를 만들어 대한민국 보건의료 청사진 그려야”

리셋코리아 자문위원들은 “현재 정부의 보건의료 거버넌스는 신종 감염병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리셋코리아 감염병분과 위원장)는 “코로나19 와중 질병관리청이 만들어졌지만 질병청은 아주 제한적인 부분만 다룰 수 있다”라며 “보건의료를 전문화해서 다루는 정부 조직이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전체 보건의료 분야를 총괄하는 조직이 있어야 중앙 정부 전체를 아우르는 감염병 등 보건의료 분야 국가 정책 마련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보건부를 만들어 그 안에서 보건의료 전체에 대한 청사진을 만들고, 국가의 모든 자원을 관리하고, 질병청과 광역ㆍ기초지방자치단체까지 다 함께 어우러지는 정부 조직이 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질병청이 최근 (질병관리본부에서 청으로) 승격됐지만 한번 더 승격되거나, 최소한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초기 질병청의 업무가 방역이나 의료 자원 분배였지만 점차 바뀌었다”라며 “코로나 19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고 시뮬레이션해서 정책 방향을 정해야 하는데 질병청에는 그런 자원이나 능력이 없다”라고 말했다. 방역과 사회경제 여파를 큰 그림에서 조망하고 정책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만큼 질병청 조직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도 “감염병 정책에서 거버넌스를 잘 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앞으로 신종 감염병 위기가 생겼을 때 위기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거버넌스가 어떻게 구성이 되고, 누가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거시적인 정책 판단이 틀렸을 때 책임질 수 있는 주체가 누구인지 명시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예를 들어 백신 도입이 늦게 되었거나 접종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이런 것들이 실무 관료나 기술 관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보다 윗선에서 책임질건 책임지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보건부 독립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정부 조직 내에서 권한과 책임의 인플레이션(상향) 경향이 생기면서 산하 조직의 역량이 약화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김 교수는 “중앙 부처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권한을 기재부가 가지고 있고, 기재부나 행안부가 가져야 할 권한을 청와대가 가지고 있고, 산하기관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권한을 중앙부처가 가지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조직의)권한과 책임의 정상화, 그리고 그 안에서 전문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게 보건부 독립 등 조직 변화와 함께 담보돼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질병청에 조직 규모나 역량에 비해 너무 과도하게 많은 업무가 집중된다는 문제 의식도 있었다. 정재훈 교수는 “질병관리청이 청으로 승격된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생각보다 조직이 그렇게 큰 곳도 아닌데 과도한 업무를 질병청 한곳의 몇몇 사람들이 짊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이 강하게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서, 대부분의 다른 나라를 보면 방역 정책과 백신 접종 정책이 같은 부처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서 백신의 공급이나 확보 전략에 있어서는 방역 부서와 분리될 필요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하나로 붙어 있다. 그러다 보니 질병청에서 감염병 감시하고, 역학 조사하는 사람들이 이상반응 조사도 하는 것이고, 이상반응 조사를 하는 사람들이 백신 도입 계획도 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정은경 청장을 비롯한 몇몇 국ㆍ과장들이 거의 모든 일을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 정도의 국력이라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여유있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몇몇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지속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통령에 상시 조언할 수 있는 전문가 자문위원회”

코로나19와 같은 국가 재난 상황 속에서 정부와 대통령에 상시 조언할 수 있는 전문가 중심의 공식적인 자문위원회가 절실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전병율 교수는 “현재 청와대에서 대통령에 전문적인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라며 “질병청이 있고 각각의 학회가 있지만 과연 그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대통령에게 전달이 되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이런 국가 재난 상황 속에서 대통령에게 상시 조언해줄 수 있는 전문가 중심의 자문위원회가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그 자문위원회는 보건의료의 재난에 대해 사견을 배제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두련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 전문가의 의견을 투명하게 받아들여서 정책 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더 체계화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그는 “감염병 대응 관련 정책 결정을 할 때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고, 공식적인 자문위원회를 통해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의 의견을 1순위로 정책 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우선순위에 따라서 각 분야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윤 교수는 “영국의 SAGE(세이지ㆍ과학자문그룹)는 객관적인 분석에 기반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논의 구조를 통해 국가의 대응 전략을 수립한다”라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조직이 있어야 한다”라고 동조했다.
정재훈 교수는 “과학적으로 근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근거 기반의 전문가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정책 판단에서 전문가 의견이 들어갈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국가과학위원회가 있고, 영국에는 왕립자문기구가 있는데 그런 자문기구를 방역이나 감염병, 과학 전반에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최재욱 교수는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불확실성 위험에 대응하는 것은 현행 의사결정체계로는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감염병을 포함한 건강, 보건, 과학 분야의 최고 위원회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처럼 대통령 산하 직속기구로 만들어 과학적근거에 기반한 의사결정기구를 제도화하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민간ㆍ공공 병원을 아우르는 진료 체계

김윤 교수는 지난 1~4차 대유행 때 드러난 우리나라 감염병 진료 체계의 문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1차 유행 때 대구 신천지발 집단감염으로 병원에 못가는 확진자 수가 1300명이 넘어가는 상황이었는데, 당시 대구 지역의 병원 상황을 보면 피크(정점)때 병상가동률은 25.4%로 사실상 병상이 비어있었고, 중환자실은 절반이 비어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병상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고 정부가 비어있는 (민간) 병상을 동원할 능력이 없었고, 병원들도 병상을 안내줬던 것”이라며 “그렇게 되니까 대부분의 공공병원이 코로나 환자를 진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인공호흡기나 고농도 산소요법을 필요로 하는 중증 환자의 55%가 일반 병동에서 부적절한 치료를 받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3차 대유행 때 갑자기 치명률이 2.8%까지 올라간 원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당시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대기하다가 사망했다. ‘병상이 부족하면 민간 병원을 동원해야 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더니 정부 당국자는 ‘극단적인 계획을 벌써 검토할 상황은 아니다. 수도권은 아직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당시 서울과 경기도에서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고 집과 요양병원에서 대기하던 환자 4명이 사망했고, 경기도에서는 251명의 환자가 입원을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라며 “그리고 나서 사흘 뒤에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1%의 병상을 동원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사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정부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감염병 진료 체계에 있어 민간과 공공을 다 아우르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 선진국은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면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함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이나 공공병원 만으로 모든 환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걸 코로나19 사태로 알게됐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이나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을 세우더라도, 감염병 센터를 지정하고 이런 센터들이 중증도 환자가 생겼을 때 적절한 시점에서 환자 진료를 참여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금처럼 몇 개 병원을 지정해 놓고 병상을 고정으로 확보해 놓는 방식은 대단히 비효율적”이라며 “지금 발생하는 확진자 규모를 기준으로 일주일 후 환자가 몇 명 생길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니, 일주일 전 민간 병원에 이를 알려 비응급환자 입원을 줄이게 하고 병상을 확보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정두련 교수는 “공공의료만 강화해서는 이런 대규모의 감염병 국가 재난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에 확실히 알았고 따라서 민간의료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라며 김 교수 주장에 공감했다. 그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민간과 공공의 협력을 통해서 민간을 감염병 위기 대응에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 사전에 법제화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대선 공약으로 자주 거론되는 감염병 전문 병원에 대해서도 설립 자체보다는 내실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감염병 전문 병원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감염병 전문 병원으로 지정이 된 병원들이 평상시에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이며, 감염병 위기 대응이 필요할 때 어떤 식으로 전환이 될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 의료만으로 감염병 전문 병원이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냐를 보면 현재는 안되고 있다. 결국 민간병원들, 민간 의료인들과 협력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너무 전시처럼 이루어지는 이 시스템이 민간 의료입장에서는 너무 강제적이고 사전에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힘이 든다. 사전에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해서 이런 상황이 있을 때 국가와 민간 의료 사이에 어떤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들이 사전에 약속이 되어 있고, 매뉴얼에 따라서 돌아가면 민간병원에서 민간 전문인력도 좀 더 쉽게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제안했다.
또 정 교수는 “공공의료의 경우에는 사실 코로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력이 지치고 자꾸 떠나고, 그러다보니 (환자를) 입원시키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다”라며 “결국은 공공의료와 민간의료간의 격차를 줄이는 것도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난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최재욱 교수는 "코로나 19 감염병 확산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동네의원 즉 소아청소년과, 내과, 이비인후과 등 1차 의료체계의 약화를 초래했다. 감염병 뿐만 아니라 필수 의료를 담당하는 동네의원, 종합병원을 아우르는 국가의료전달체계의 종합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지자체의 감염병 대응 역량 키워야

김윤 교수는 “질병청 산하에 권역 질병관리본부가 있어야 한다. 또 지역 보건소의 감염병 관리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복지부와 질병청의 조직은 강화됐지만 지방 조직은 강화되지 않은 건 큰 문제”라며 “최근에 나타나는 보건소 직원들의 높은 이직률, 사망(과로사), 역학조사 실패 등이 그런 문제를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건복지부는 복수 차관제가 도입돼 보건 분야만 담당하는 2차관이 임명됐다. 질병청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청으로 승격됐다. 이에 따라 인사와 예산안 편성을 직접하게 됐다. 김 교수는 “지방 조직인 시ㆍ도 질병관리본부가 강화돼야 시ㆍ도의 대응역량이 강화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건소에는 감염병관리센터를 설치해야 한다”라며 “진단검사, 역학조사 등의 관리 역할을 하는데 필요한 인력이 전국적으로 약 1800명 정도 된다고 (정부에) 제안했는데 실제로 충원된 인력은 200명 정도 였다”라고 말했다.

감사 두려워 ‘백신 도입’ 적극적으로 못하는 공무원

김윤 교수는 감사원의 감사가 감염병과 같은 위기상황, 많은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도 통상적인 상황과 다름없이 이뤄지는 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표적인 예시로 ‘백신 도입’을 들었다. 김 교수는 “2020년 9월 15일 정부 브리핑에서 ‘많은 국가들이 이미 백신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한국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부는 ‘선구매 계약은 해당 백신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날리는 돈이 된다. 전문가 평가를 통해 안전성, 유효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구매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사실 8월말에 이미 선진국들은 전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20억 회분의 백신 구매계약을 마친 상태였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15일 복지부는 ‘코로나19 백신 도입방안’ 보도자료를 냈다. 당시 복지부는 “세계 각국이 선구매 계약을 맺는 상황에서 한국이 늦고 있는 건 아니냐”는 질문에 정부는 백신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종류별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선구매 계약은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자단 설명회에서 “얼마 전에도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이 중단되기도 했다. 아직 백신의 안전성, 유효성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서둘러 선구매 계약을 하면 우를 범할 수 있는만큼 전문가 평가를 통해 안전성, 유효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구매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이 앞다퉈 백신 선구매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정부는 11월말 감사원으로부터 ‘(백신 계약에 대한 책임을)면책한다’는 회신을 받은 후에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2009년 신종플루때의 기억 때문이다. 당시 질병관리본부장이 직접 백신을 확보하러 미국에 다녀 왔는데 이렇게 확보한 백신이 나중에 남았고, 감사원이 이 일을 문제 삼았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무원들을 소극적으로 만든 중요한 원인이 현재 감사원의 감사체계이고, 그 결과 백신 구매가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감사와 관련, 방역이나 재난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공무원의 정책결정에 대한 면책조항이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제도화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최재욱 교수는 “전적으로 동감한다”라며 “감염병 예방이라는 행정적 업무, 정책적 업무에서 근무하고 계신 모든 이들, 공무원 뿐만 아니라 민간분야도 똑같다. 사고가 나기 전에는 ‘왜 이걸 해야 하느냐’고 감사원의 지적을 받거나 안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고, 그런데 막상 사고가 나면 ‘왜 미리 대비를 하지 않았느냐’고 질책을 받는다”라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근본적으로 감사원에서 감사를 하는 방식과 절차와 기준에 대한 보완책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 조직법상의 모든 부처에서 예방 직렬이라고 할 수 있는 업무를 규정하고 예방 직렬에 종사하거나 근무하는 사람들의 신분 보장과 업무 평가 기준, 감사 기준 등이 종합적으로 바뀌고 체계가 정비되어야지만 예방 업무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소신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면에서는 독립성과 자율성,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업무 평가 기준, 감사원의 평가 기준에 대해 전반적으로 큰 틀에서 다뤄야 한다. 질병청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며, 근본적으로 정부조직과 공무원에 대한 법, 감사원법이 다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바로 닥칠 ‘항생제 내성’ 문제

이혁민 교수는  “코로나 19가 끝나면 가장 문제가 될 것이 항생제 내성”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항생제 내성에 대해서 길게는 20년 전부터 짧게는 5년 전부터 여러 얘기가 나왔었지만 지금 개선되는 것이 전혀 눈에 보이지 않고 있다. 지속적인 노력은 하고 있는데 눈에 확 보이는 개선은 없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 이유 중 거버넌스 문제가 제일 크다”라며 “최근 들어서 질병청 내에 ‘항생제내성관리과’가 생기긴 했지만, 질병청의 한 과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훨씬 더 복합적인 접근을 해야지만 해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정두련 교수는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숨겨진 심각한 문제들도 많은데 그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우선순위에 밀려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백신ㆍ치료제ㆍ진단검사법 개발은 국가 안보”

정두련 교수는 “과연 그 다음에 뭐가 또 올 것인가 생각해보면 조류 인플루엔자처럼 치명률이 60% 넘는 그런 가장 안좋은 팬데믹이 과연 또 오지는 않을까. 그런 것들도 생각해야 할 것”ㅇ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러면 역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때와 같이 과연 항바이러스제를 우리가 비축하고 있는가. 그런 것들이 또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코로나19와 똑같은 상황만 대처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 경험했던 여러 가지 감염병 위기 상황들을 잘 대처할 수 있는 다방면의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에 저희가 경험한 것이 예전에는 불활성화백신(Inactivated Virus Vaccine)이었지만, 이제 다양한 신기술의 백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거의 무기와도 같은 백신이다. 신기술 백신 개발 역량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항바이러스제의 확보와 백신 개발 역량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정재훈 교수는 “백신ㆍ치료제나 진단검사 개발하는 능력은 사실상 국방의 개념에 가깝다고 본다. 국산 백신을 개발하고 보급할 수 있는 국가가 빠르게 접종하고, 빠르게 경제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의학이나 과학의 영역을 넘어서서 국가 안보와 직결된 것들이 백신과 진단검사, 치료제 개발이다. 그러한 개발 능력을 경제성이 없더라도 정부가 장기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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