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선’을 지켜라…참 안 맞는 직원과 원팀으로 일하기

중앙일보

입력 2021.10.11 08:00

[더,오래] 최인녕의 사장은 처음이라(34)

“그 업무는 제가 맡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N 대리는 S팀장의 의견에 또 반기를 들었다. S팀장은 새로 입사한 N대리 때문에 요즘 골치가 아프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자랑하는 회사지만, N대리는 대표와의 회의에서도 거침없이 ‘NO’를 외치는가 하면, 직급과 관계없이 자신의 의견을 공격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S팀장은 ‘동료, 사수에게 배려 없는 태도’를 가장 싫어한다.

S팀장이 맡은 이번 프로젝트에는 다른 직원들을 지원하는 일이 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소위 ‘잡무’라고 여겨져 팀원들이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팀원 간 역할 분배를 하다 보니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N대리 역할이 애매했고, 결국 S팀장은 그에게 지원 업무를 맡기게 되었다. 그러자 회의 중 N대리는 모든 팀원 앞에서 해당 업무를 맡기 싫다고 얘기한 것이다.

저녁 8시, 야근하던 중 S팀장은 N대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의 중 불편함을 보인 그의 기분을 풀어줘야, 팀워크를 해치거나 프로젝트 진행에 문제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N대리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잠시 통화가 가능한지 메시지를 남겼으나 읽기만 할 뿐, 답장이 오지 않았다.

다음날, N대리는 출근길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퇴근 후 연락하는 상사’는 최악이라 생각했는데, S팀장이 어젯밤 또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까지 남겨놓은 것이다. N대리는 S팀장에게 불만이 많이 쌓여 있었다. 열심히 작업한 결과물에 대해 피드백은 주지 않고, 프로젝트 역할을 팀과 상의 없이 본인 혼자 정한 후 지원 업무를 맡으라고 통보하며, 심지어 종종 퇴근 후 연락까지 하기 때문이다.

그날 점심, S팀장은 N대리를 불러 같이 밥을 먹었다. S팀장은 밥을 사주며 N대리와 대화하려 노력했고, 이번 프로젝트에서 지원 업무를 맡기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설득했다. 반면 N대리는 점심 시간 동안 팀원을 불러 놓고 자기 얘기만 하는 S팀장이 이해되지 않았다. 업무 중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물어봐 주길 기대했는데, 결국 점심시간 내내 팀장 얘기만 듣다가 온 것이다. N대리는 다음에 S팀장이 밥 먹자고 제안한다면 꼭 핑계를 대고 거절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면 업무에 지장을 주고, 팀워크를 형성하기 어려우며,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따라서 직원 간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는 데 리더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사진 pixabay]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면 업무에 지장을 주고, 팀워크를 형성하기 어려우며,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따라서 직원 간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는 데 리더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사진 pixabay]


S팀장은 나름대로 일도 잘하고 성과도 잘 낸다고 인정받는 리더다. 따라서 리더로서 자신의 판단과 행동이 옳다고 믿는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며 자신의 사수, 팀원에게 항상 예를 갖추며 일했다고 생각하고,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로 팀워크에도 기여한다는 자부심도 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N대리와는 가깝게 일하기 어렵다. 리더와 동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N대리가 회사의 조직 문화와 맞지 않고, 팀워크를 해친다고 생각한다.

한편 N대리 역시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전 직장에서는 중간관리자의 업무를 맡아 진행하기도 했다. 종종 리더에게 ‘공과 사를 너무 칼같이 분리한다’, ‘인간관계도 회사 일이다, 팀워크나 관계에 좀 더 신경 써라’라는 조언을 들어왔지만,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하고, 좋은 성과를 내기 때문에 인정받았다. 하지만 N대리는 의사 표현이 전보다 더 날카로워지고, 회사에 대한 불만이 늘어갔다. 특히 업무에 대해 피드백도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역량을 과소평가하고 잡무만 맡기는 듯한 S팀장에게 늘 화가 났다.

일할 때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은 S팀장, N대리, 우리 모두 동의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일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하듯, 정말 안 맞는 사수, 팀원, 동료와 한 팀이 되어 일해야 할 때의 고충은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면 업무에 지장을 주고, 팀워크를 형성하기 어려우며, 결국 팀과 조직 전체에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퇴사하는 직원이 생기거나 팀원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조직 배치, 업무와 역할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경우를 고려하면 ‘직원 간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는 데에 리더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N대리와 S팀장은 ‘일로 만난 사이’다. 성향·성격 차이까지 맞춰야 하는 친구, 애인 사이가 아니다. 따라서 ‘참 안 맞는 직원들끼리 한 팀으로 일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은 서로 ‘업무적인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다. 즉, 나와 상대방은 성격도 다르고, 가깝게 지내기 어려운 사이라는 것을 상호 인정하지만, 우리는 일할 때만큼은 서로 존중하고, 상대방이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성과를 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① 상대방의 선을 정확히 파악하기 
회사 생활에서는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대인 관계와 팀워크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최대한 갈등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잘 맞지 않는 리더 또는 팀원이 가장 예민해하는 지점들을 계속 건드리게 되면, 즉 선을 넘게 되면 서로 갈등이 폭발하게 된다.

업무적인 신뢰를 형성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 중 하나는, 상대방의 선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만약 N대리와 S팀장처럼 직급이 다를 경우, 리더가 먼저 잘 안 맞는 직원에게 ‘리더로서 내가 지켜줘야 할 선’을 물어보고, 리더 본인의 선을 팀원에게 정확히 얘기하는 것이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서로 맞지 않는 직원들끼리 업무적인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진 pxhere]

서로 맞지 않는 직원들끼리 업무적인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진 pxhere]

②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듣기

N대리는 ‘팀장이 피드백 주는 것’을 원했다. S팀장은 N대리가 ‘동료, 팀장에게 배려심 있는 태도’를 보이길 원했다. 하지만 서로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들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오해가 쌓이거나 갈등이 깊어지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잘 맞지 않는 직원들끼리의 사소한 오해는 더 큰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기 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가 자리를 마련해 팀원이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물어보고, 듣는 자리가 필요하다. 먼저 물어보고 들어야, 리더 본인이 원하는 것도 팀원에게 얘기할 수 있다. 서로 맞지 않는 직원들끼리 업무적인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듣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③ 업무적으로 상호 존중하기
조직을 관리하는 리더의 입장에서는 한 팀에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직원들을 배치하는 것이 전략이다. 즉,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나와 모두 다르고, 나의 단점을 장점으로 가지고 있는 파트너인 것이다. 따라서 내 동료, 리더, 팀원 모두 나와 성향, 업무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업무적인 신뢰가 쌓인다면, ‘일하는 스타일, 팀원마다의 강점이 모두 다르지만, 어떤 업무를 맡았을 때 내 팀원, 동료, 리더가 책임감 있게 일하고, 성과를 낼 것’이라는 믿음, 팀워크가 생길 수 있다.

잘 안 맞는 팀원과 리더가 함께 일하기는 참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업무적인 신뢰를 형성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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