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 김만배, 소환 앞두고 "간경화 말기"

중앙일보

입력 2021.10.10 16:18

업데이트 2021.10.10 17:25

경기도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성남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받는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관계사 천화동인 1호 대주주 김만배(57)씨가 11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다. 김씨가 “천화동인 1호 배당금(약 1208억원)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했다는 천화동인 5호 대주주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 내용이 공개되면서 검찰 조사는 ‘천화동인 실소유주’ 의혹을 규명하는 방향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씨 측에선 지병인 간경화가 심각해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라고 한다.

김만배 측 “간경화 말기로 화천대유 업무도 지장”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11일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씨는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영장에 뇌물 5억원을 공여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적시됐다.

이에 김씨 측에선 검찰 조사에서 간경화 말기 상태로 화천대유 회사 업무에도 제대로 관여하지 못했을 정도로 병세가 심각하다는 점을 부각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을 합쳐 1785억원이지만 이성문 부회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의 성과금·퇴직금만 수십억에서 100억대에 이르고 일부 횡령 등도 발생해 실제 대주주인 자신이 얻은 이익은 수백억대에 불과하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정영학 회계사에 녹음한 ‘700억 약정설’이나 ‘350억 정관계 로비설’ 등은 사실과 다른 허위·과장된 내용이란 게 김씨 측 주장이다.

檢,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분 것”의 ‘그분’ 찾는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가 정 회계사 녹취록에서 얘기한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그분’의 실체가 누구인지부터 규명할 방침이다. 김씨는 2019~2020년 천화동인 4호 대주주인 남욱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씨가 2013년 유 전 본부장에 건넨 3억원 사진을 들고 150억원을 요구한다”며 천화동인 1호 배당금에서 분담해줄 것을 요구하자 “그 절반은 그분 것이다. 너희도 잘 알지 않느냐”는 말했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의 측근으로 지난해 11월 유원홀딩스를 함께 설립한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 역시 검찰에 제출한 A4 20쪽 분량의 자술서에서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자기 것”이라며 “‘김만배에게 차명으로 맡겨 놓았다’고 여러 차례 내게 말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지난 9일 검찰에서 16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정 변호사는 공사 재직 당시 전략사업실에서 민간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 작성을 주도한 인물이다.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삭제는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 측이 4040억원의 배당금과 3000억원대 아파트 분양수익 등을 챙기게 하는 대신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시)에 수천억원대 피해를 입힌 혐의(배임)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지난 3일 수천억원대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8억원대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연합뉴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지난 3일 수천억원대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8억원대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연합뉴스

그러나 김씨 측은 “천화동인 1호는 김만배씨 소유로 그 배당금을 누구와 나눌 이유가 없다”고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또 “정영학이 녹취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일부러 허위사실을 포함하기도 했고 그러므로 녹취록에 어떠한 언급이 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김씨 측은 “더구나 정영학 본인이 주장한 예상비용에 대하여는 삭제·편집한 채 이를 유통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신중하게 보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50억 클럽’‘350억 정관계 로비설’ 수사도 탄력 받나

검찰 안팎에서는 결국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1208억원에 대한 자금 추적이 대장동 사건 수사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당금의 흐름이 곧 천화동인 실소유주 의혹을 푸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천화동인 실소유주 규명은 이날 거듭 소환되는 유동규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 입증과도 맞물려있다. 만일 유 전 본부장에게 천화동인 배당금이 상당 액수가 흘러간 게 드러날 경우 대장동의 설계자이자 수혜자임을 방증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정‧관계 로비 등 윗선 개입 수사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녹취록에는 김씨가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원이 전달됐다. 실탄은 350억원”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정무위 국감에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과 복수의 제보에 의하면 김만배, 유동규, 정영학의 대화에서 50억 원씩 주기로 한 6명의 이름이 나온다”며 “‘50억 약속 그룹’으로 언급된 이들”이라면서 전직 대법관과 전직 검찰총장, 국회의원 등의 실명을 거명했다.

‘50억 클럽’ 6명(300억원)에까지 더하면 총 350억원이 로비 자금으로 쓰였다는 뜻이다. 김씨 측은 “인허가를 담당한 도시공사가 과반 주주인데 무슨 로비가 필요하겠냐”며 이 역시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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