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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해둔다는 난자 냉동···"생존률 90% 넘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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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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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령 임산부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0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9년 첫 자녀를 출산한 여성(母)의 평균 연령은 전년도보다 0.27세 높아진 32.16세로 나타났다. 첫 자녀를 출산한 연령대는 30~34세가 44.8%로 가장 많았고 25~29세가 24%, 35~39세가 22%를 차지했다.

이렇다 보니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 사이에서는 난소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난자를 냉동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소정 노원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는 심장이나 소화기처럼 금방 체크가 안 되는데 난소 기능 저하가 난임의 원인 중 가장 큰 문제로 부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30대부터 난소의 노화가 가속화되면서 임신에 어려움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난소 건강이 안 좋을 때 나타나는 전조 증상은 무엇이고, 어떤 경우에 난자 냉동을 해야 하는 걸까. 난소 건강에 대한 궁금증을 권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연도별 난임 환자 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조명희 의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도별 난임 환자 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조명희 의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여성이 가진 난자는 몇 개인가?
여성은 출생 시에 약 200만 개의 난자를 가지고 태어난다. 사춘기에 약 40만개가량이 남고 이후 배란과 퇴화를 거듭하며 그 개수가 줄어 폐경 시에는 약 1000개의 난자만이 남는다. 이때 남아있는 1000개는 기능을 하지 못하는 난자다. 
난소 건강이 안 좋을 때 나타나는 전조증상이 있나?
난소 기능은 한 번 저하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난소 기능이 저하되기 전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신의 난소 기능을 점검해야 한다. 미혼 여성의 경우 생리 양 및 생리 주기의 변화가 생겨 병원을 찾았다가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평소에 아무런 증상이 없었던 환자도 많기 때문에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난소 기능 검사를 통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난소부전이 많이 발생하나?
난소 기능 검사는 특히 젊은 가임기 여성의 조기 난소 부전을 찾아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조기 난소 부전은 난소 기능이 떨어져 40세 이하 젊은 나이에 생리 주기가 불안정하거나 월경이 멎는 것으로 속칭 ‘조기폐경’이라 불리기도 한다. 30대는 100명 중 1명에서, 20대는 1000명 중 1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조기 난소 부전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진행 속도가 점점 걷잡을 수 없어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이유 없이 월경을 3개월 이상 정지됐다면 검사받는 게 좋다.
난소 건강 지키는 생활수칙은?
금연은 필수다. 담배를 피우면 난자 개수가 확 떨어진다. 간접흡연도 직접흡연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 이 외에 미세먼지도 난소 건강을 해친다. 최근 미세먼지가 생식기와 신경계 이상을 불러온다는 보고가 있었고, 조기폐경을 부추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마지막으로 적정한 체중관리도 필요하다. 몸이 더 많은 지방을 축적하기 시작하면 내분비 기관에도 영향을 끼쳐 생리 주기가 바뀐다. 이러한 호르몬 변화가 다낭성 난소 증후군에서 난소암까지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해둔다는 난자 냉동, 정말 효과가 있나?  
난자 동결은 난소를 과자극시켜서 얻어낸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걸 말한다. 임신이 가능한 시점에 동결된 난자를 해동한 후 체외수정을 통한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과거에는 유방암, 백혈병 등으로 항암 치료 혹은 방사선 치료를 앞둔 환자가 치료 후 난소기능부전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해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결혼과 출산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건강한 여성들도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난자동결 및 보관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슬러시 질소 유리화 동결법과 같은 기술의 발달로 해동 이후 생물학적 기능 복원이 수월해져 난자의 생존률을 90% 이상 높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가장 좋은 가임력 보존의 방법이다.
난자 냉동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나?
호르몬 사용 과정이나 난자 냉동 시술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과 비용으로 인해 “꼭 해야 한다”고 권고할 수는 없다. 다만 난소 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나 난소 기능이 저하된 여성,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싶은 이나, 출산을 많이 미뤄야 할 이유가 있는 부부의 경우에는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단, 나이가 많아도 자연임신이 될 수 있고, 시술로도 임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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