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험하게 몰아도 부드럽게 달리네...승차감 끝판왕 뉴ES 타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렉서스 뉴 ES 300h. 사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렉서스 뉴 ES 300h. 사진 한국토요타자동차

한국토요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가 오랜만에 신차 시승행사를 했다. 주인공은 바로 '7.5세대' ES의하이브리드 세단, 뉴 ES 300h 모델. 지난주 서울 양재 ~ 용인 80㎞구간에서 이뤄진 시승행사 후 "승차감은 역시 렉서스"라는 평가에 이견이 없었다.

[주말車담] 렉서스 뉴 ES 300h 시승해보니

ES 시리즈는 1989년 전 세계에 첫선을 보인 이래 렉서스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시장엔 2001년 출시했는데, 한 때 '강남 세단'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렉서스의 DNA라 할 수 있는 특유의 정숙성과 주행감, 편의성, 가성비는 물론 '우쭐감'까지 갖춘 차로 강남의 중산층을 매료시켰다. 그 덕분에 일본 차는 2000년대 중반 한국 시장 점유율이 36%까지 치솟기도 했다.

"ES 300h, 판매 늘어날 것"  

렉서스 뉴 ES 300h. 사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렉서스 뉴 ES 300h. 사진 한국토요타자동차

2010년대 이후엔 ES 300h가 렉서스의 간판이 됐다. ES 300이 ES 300h 한 차종으로 단일화한 2012년 이후 지난달까지 5만3668대가 팔렸다. 그러나 2년 전 제동이 걸렸다. 2019년 중반,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작하다 '노노재팬(일본제품 불매운동) 불똥이 일본 차로 옮겨붙었다. 특히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 라디에이터 그릴이 "일본 사무라이의 투구와 닮았다"는 소문까지 더해져 일본 차는 의류나 맥주 같은 다른 일본 제품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렉서스 판매 대수는 8911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노노재팬 전인 2018년(1만3340대)의 65% 수준이다. 렉서스 입장에선 '노노재팬'의 영향으로 판매량의 3분의 1을 잃은 셈이다.

하지만 올해 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렉서스는 누적(1~9월) 판매 7472대였는데, 이 추세라면 올해 1만대를 복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중 ES 300h가 차지하는 비중은 65%(4890대)로 압도적이다. 렉서스 입장에선 ES 300h가 노노재팬 바람을 뚫은 해결사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토요타자동차가 뉴 ES 300h 신차 시승행사를 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순하게' 타면 연비 20㎞

시승은 서울 강남구 양재동의 한 호텔에서 경기도 용인의 한 카페까지 왕복 80km 구간이었다. 준비된 차량은 ES 300h와 이번에 새로 출시한 'F 스포트(Sport)' 2가지가 있었는데, 기자는 ES 300h를 택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이날 시승행사에 참여한 미디어를 상대로 '특별 포상'을 내걸었다. 참가자 중 '연비왕'을 뽑아 시상하겠다는 내용이다. 뉴 ES 300h의 뛰어난 연비를 내걸고 싶은 주최 측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연비왕에 뽑힌 2명의 기자는 20㎞/L를 넘겼다.

기자는 '연비왕 뽑기'와는 반대로 달렸다. 고속도로에 나가자마자 아주 험하게 몰았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연비는 연비왕에 뽑힌 차량의 절반인 10㎞/L가 찍혔다.

험하게 몰아도, 부드럽게 달리네 

승차감은 역시 '끝판왕'이었다. 특히 급가속 지점에서 너무나 부드럽게 단계를 올렸다. 급하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는데도 '우왕'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변속 충격을 상쇄하는 무단 변속기, 주행 조건에 따라 감속 속도를 제어하는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 등이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ES의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5L 직렬 4기통(D-4S) 가솔린 엔진과 대용량 배터리로 작동하는 2개의 모터를 장착했다. 충전 상태에 따라 저속에선 모터만 작동하고, 고속 영역에선 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힘을 더한다.

렉서스 뉴 ES 300h 인테리어. 사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렉서스 뉴 ES 300h 인테리어. 사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뉴 ES 300h의 핸디캡은 내부 인테리어가 손꼽힌다. 차 안에 2시간 정도 앉아 있었지만, 디자인에 관한 잔상이 남지 않았다. 특히 이 차의 가격이 6160만~7110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외관도 이전 모델에 비해 달라진 게 없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는 교수는 "성능과 가성비에선 나무랄 데가 없지만, 내·외관 디자인과 인테리어에선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며 "프리미엄 브랜드 1·2위를 다투는 벤츠·BMW도 새로운 수요층을 흡수하기 위해 디자인에서 파격을 시도하고 있는데, 렉서스는 여전히 혁신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