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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들판, 바다는 레드카펫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57호 17면

WIDE SHOT 

와이드샷 10/9

와이드샷 10/9

회색빛 갯벌에 레드카펫이 깔리고, 그 너머 황금 들판에선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강화도에서 석모대교를 건너 왼쪽으로 돌면 나오는 석포리선착장에서 보문사까지 16㎞에 이르는 ‘석모도 바람길’ 풍경이다. 카펫을 깐 듯 갯벌을 빨갛게 물들인 것은 다름 아닌 칠면초 군락지다. 칠면초는 염분이 있는 토양에서만 자라는 한해살이 염생 식물이다. 1년에 일곱 번 빛깔을 달리한다고 해서 이처럼 고운 이름을 얻었다. 봄에 연둣빛 싹을 틔워 차츰 붉어지다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뒤 겨울이면 하얗게 말라 죽는다. 이곳 외에도 전남 순천만과 신안 태평염전, 경기도 시화 등지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석모도 주민 원금희 씨는 “강화도에서는 칠면초를 ‘나무재’라고 부른다”며, “봄에 어린순을 나물로 먹으면 맛있다”고 했다. 올가을엔 붐비는 산을 피해 한적한 바닷가에서 단풍놀이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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