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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환불' 옥주현 "목소리 괴물로 변해…이러다 죽는가 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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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뮤지컬 '위키드' 제작 발표회에 출연했던 배우 옥주현. [연합뉴스]

2월 뮤지컬 '위키드' 제작 발표회에 출연했던 배우 옥주현. [연합뉴스]

“정신은 꽤 건강한 상태로 돌아왔지만 죄책감은 여전하고 사고 첫날의 아찔한 공포의 상황을 설명할 때면 여전히 닭살이 돋고 머리가 쭈뼛 섭니다.”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6월 ‘위키드’ 무대에서 있었던 일과 심경에 대해 팬카페에 5일 글을 올렸다. 6월 17일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에서 ‘위키드’에 출연한 옥주현은 2막에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비극의 시작(No Good Deed)’ 등의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했다. 이후 커튼콜에서 사과하며 눈물을 흘렸다. ‘위키드’ 제작사 측은 이날 공연의 티켓을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했다.

옥주현은 7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고, 이달 5일엔 팬카페에 직접 글을 올렸다. 그는 “좋은 상태로 돌아온 후 (감사와 죄송함을) 꼭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문제가 됐던 공연에 대해 그는 “급성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2막 초반쯤부터 이물감으로 느껴지다가 뜨거운 불이 덮치듯 목구멍ㆍ숨통을 막아왔다”며 “목소리가 괴물소리로 변신했고 급성으로 부은 성대 위쪽 지붕조직은 성대 접지를 완벽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바로 다음 날 공연은 같은 역할의 배우 손승연이 대신했고, 옥주현은 남은 공연 4번을 소화했다. 그는 “‘또 그렇게 되면?’이라는 생각이 스멀거릴 때마다 왼쪽 신경들이 경직됐고 호흡이 불가능해졌다”고 썼다. 마지막 공연에서는 증상이 심해졌다고 했다. “1막 엔딩 하이라이트를 겨우겨우 하고 내려오며 다리에 힘이 풀렸고, 대기실에 들어와 앉았는데 숨이 안 쉬어져서 이러다 죽는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원인은 극도의 스트레스였다고 전했다. 이비인후과와 위내시경 검사에서는 문제가 나오지 않아 신경외과 검진을 받았다. “마음 편히 먹고 벗어나면 괜찮아진다는 말은 약이 되지 않았다. ‘내가 그 옥주현’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살아보자며 몇 달을 보내며 서서히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옥주현은 “인간은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충격이 왔을 때 스스로 충분히 다독이며 아껴줘야 한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계 초유의 ‘티켓 환불’ 이후 5개월 만의 첫 무대로 옥주현은 ‘레베카’ 출연을 예고한 상태다. EMK뮤지컬컴퍼니는 5일 ‘레베카’의 캐스팅을 공개하며 옥주현과 신영숙이 ‘댄버스 부인’역을 맡게 된다고 발표했다. 고음을 부르며 무게감도 갖춰야 하는 역으로, 옥주현은 2013년 국내 초연을 맡았고, 이번이 5번째 출연이다. ‘레베카’는 다음 달 16일부터 내년 2월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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