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공항철도·고속도로, 손실보조금이 민간투자 추월

중앙일보

입력 2021.10.06 06:00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영종대교. [사진 신공항하이웨이]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영종대교. [사진 신공항하이웨이]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철도에 정부가 지난해까지 지급한 손실보조금 총액이 민간투자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자 SOC(사회간접자본)사업 중에서 손실보조금이 민간투자비를 추월한 첫 사례다.

 인천공항고속도로는 국내 민자 SOC 1호 사업이고, 인천공항철도는 민자로 건설한 첫 번째 철도이자 민자 SOC 2호 사업이다.

 7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석준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민자도로·철도 보조금 지급현황'에 따르면 인천공항고속도로에 2002~2020년 사이 최소운영수입보장(MGR, Minimum Revenue Guarantee) 명목으로 지급한 손실보조금은 총 1조 4800억원이다.

 이는 인천공항고속도로의 민간투자비 1조 4760억원을 넘어서는 액수다. 지난해 최소운영수입보장 명목으로 628억을 지급받으면서 민간투자비보다 많아졌다.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총 사업비는 1조 7280억원이었다.

 최소운영수입보장은 실제 수입이 정부와 민간사업자 간 협약에서 미리 정해놓은 금액에 못 미칠 경우 정부가 일정 부분까지 차액을 메워주는 방식으로 인천공항고속도로에 처음 도입됐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00년 말 개통한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최소운영수입보장이 적용됐다. 2004년 1627억원이 지급돼 최고액을 기록했고, 2013년에는 두 번째로 많은 940억원이 지원됐다.

 인천공항철도에 지급된 보조금은 고속도로보다 규모가 배 이상 크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가 최소운영수입보장 등의 명목으로 지원한 보조금은 모두 3조 2168억원에 달한다. 역시 민간투자비 3조 110억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인천공항철도는 총 사업비 4조 995억원 가운데 정부가 1조 885억원을 부담했고, 나머지 3조 110원을 민간사업자가 조달했다. 공항철도는 2007년 1단계 개통(인천공항~김포공항) 때부터 수요 부족으로 1000억원이 넘는 보조금이 발생했다.

 그러다 2013년에는 2959억원까지 치솟았다. 보조금 부담이 급속히 늘어나자 정부는 지난 2015년 6월 사업 재구조화를 통해 기존 최소운영수입보장 대신 비용보전방식(SCS, Standard Cost Support)으로 바꿨다.

 운영수입이 협약상 수입이 아닌 실제 운영비용(차량 운영비+ 인건비+차입금 원리금 상환 등)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인천공항철도. [사진 공항철도]

인천공항철도. [사진 공항철도]

 당시 정부는 “애초 최소운영수입보장 방식이었다면 향후 운영보장 기간까지 15조원가량 지원이 필요하지만, 비용보전방식에선 7조원이 절감된 8조원 정도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비용보전방식으로 전환한 뒤에도 정부의 보조금 부담은 만만치 않다. 2016년 처음으로 3000억원(3166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3412억원까지 치솟았다. 올해도 9월 기준으로 보조금이 2418억원에 달한다.

 최소운영수입보장 방식은 과도한 재정 부담 논란 속에 2009년 완전폐지됐지만, 그 이전에 사업이 추진된 천안논산·대구부산·수도권제1순환·서울춘천고속도로와 인천대교 등에는 아직 적용되고 있다.

 송석준 의원은 "정부 보조금이 민간투자액을 넘어설 정도로 재정부담이 커진 건 과도한 최소운영수입보장과 허술한 수요예측 때문"이라며 "향후 민자사업에선 수요추정 등을 보다 정밀하게 해 또 다른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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