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기능인 윤종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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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조선회사 용접일 25년간 외길/예술품 빚어내듯 3천척 작업
「용접인생」 25년이 마침내 「장인」의 정상에 올랐다.
부산 대선조선㈜소속 용접공 윤종욱씨(47ㆍ부산시 봉래동5가 149).
『내 가정과 회사를 위해 그저 묵묵히 일했을 뿐 따로 한 일이 없는데 부끄러울 뿐입니다.』
현란한 불꽃을 튀면서 쇳조각을 붙이는 용접일이 신기하고 좋아 보여 일을 배운뒤 25년동안 선박회사에서 배 만드는 일에 전념하다보니 오늘의 영예가 저절로 찾아왔을뿐이라는 윤씨의 겸손이다.
윤씨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민간조선업체인 이 회사의 직장. 2백여명에 이르는 용접공들을 지휘하며 선박건조작업에 땀을 쏟고있다.
경남 삼천포에서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용접기술을 배워 65년9월 입사한 윤씨는 한국선급협회는 물론 조선선진국인 일본ㆍ미국ㆍ노르웨이 등 3개국 선급협회의 1급용접기술자격까지 갖고있는 베테랑 기능인이다.
『선박을 건조하는데 용접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가깝습니다. 무수한 쇳조각으로 만들어진 배가 거친 파도를 헤치며 안전운항을 하려면 용접이 잘돼야 하지않겠습니까.』
그래서 윤씨는 『선박용접은 예술작품을 만드는 일』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동안 윤씨의 손을 거쳐 건조되거나 수리된 선박은 50t급에서 2만t급 어선ㆍ화물선ㆍ경비정ㆍ유조선 등 2천9백여척에 이른다.
작업현장에서는 철저하게 일을 시키는 「악바리감독」으로 통하지만 일손이 달릴땐 키 1백57㎝ㆍ몸무게 50㎏의 왜소한 체구로 선체밑과 선미ㆍ선수를 날렵하게 오가며 직접 용접봉을 잡아 동료들의 존경과 감탄을 자아내게한다.
『회사가 잘 되도록 노사화합을 위해 현장근로자와 연결하는데 남은 힘을 쏟겠다』는 포부.
한달 85만원 월급으로 부인과 딸셋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모범가장이기도 하다.<부산=강진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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