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韓 언론중재법, 저널리즘 위험에 빠뜨려" 우려

중앙일보

입력 2021.09.24 12:30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여당이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 등을 밝혔다. [연합뉴스]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여당이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 등을 밝혔다. [연합뉴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가짜 뉴스와 싸우려는 한국의 계획이 진짜 저널리즘(real journalism)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한국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 움직임을 우려했다.

文 대통령 "언론중재법 우려 검토될 필요성"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25일(현지시간) 발행호의 온라인판에서 "한국 민주당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을 가짜뉴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 야당은 이 법이 정부·여당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단체들도 이런 시각에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를 비롯한 국내외 4개 단체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일부 조항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의견서를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에 전달했다.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지는 이 법안을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유엔(UN)에서도 일찌감치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바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지난 8월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뉴스 보도와 정부에 대한 비판을 제한하는데 악용될 수 있고, 작가들이 패러디와 풍자 활동을 한 데 대한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당의 우려가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니지만, 입법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가짜뉴스와 음모론 대부분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나오고 있음에도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신문과 방송만을 겨냥해, 가짜뉴스의 원천은 건드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문 대통령이 집권한 2017년 이후 한국 언론 자유가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추진은) 더욱 놀라운 일"이라며 "여당이 절대 다수석을 차지한 점을 고려하면 법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한국의 내년도 언론 자유도 순위는 몇 계단 내려갈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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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 대통령은 23일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내 간담회를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언론, 시민단체, 국제사회에서 문제 제기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충분히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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