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타리로 착각했다가 중독...가을 산엔 이런 독버섯 234종

중앙일보

입력 2021.09.18 05:00

업데이트 2021.09.18 06:29

야생버섯의 계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무분별한 야생버섯 채취와 섭취로 중독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독버섯과 야생버섯의 생김새가 비슷해 구별이 쉽지 않아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야외로 나가거나 추석 연휴를 맞아 산과 들로 나갈 기회가 많은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독버섯 중독으로 75명의 환자가 발생, 7명이 숨졌다.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국립수목원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국립수목원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착각, 중독사고  

17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봄부터 가을까지 전국에서 자라는 버섯은 2000여 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234종이 독버섯이다. 일반적으로 야생에서 채취 가능한 식용버섯은 20∼30여 종에 불과하다. 특히 눈에 많이 띄는 식용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개나리광대버섯, 화경버섯, 붉은사슴뿔버섯 등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착각해 채취해 먹고 발생하는 독버섯 중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국립수목원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국립수목원

독버섯, 가열하거나 기름에 볶아도 독소 남아

독버섯 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버섯은 독우산광대버섯·흰알광대버섯·개나리광대버섯 등이다. 독버섯은 조금만 먹어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맹독성 버섯과 복통이나 설사, 구토와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준독성 버섯이 있다.

독버섯은 가열하거나 기름에 넣고 볶아도 독소가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잘못 섭취했을 때는 구토·설사·발열·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난다. 관련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국립수목원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국립수목원

독버섯을 섣불리 채취하거나, 생으로 먹어선 안 되는 게 핵심이다. 전문지식 없이는 독버섯과 식용버섯을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렵다.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잘못된 독버섯 구별법을 믿으면 안 된다.

병원 갈 때 먹었던 버섯 가져가야 

독버섯은 종류마다 독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버섯을 먹고 두통·구토나 메스꺼움을 느끼면 경험적 치료나 민간요법은 삼가고 즉시 응급의료기관으로 가 치료받아야 한다. 병원을 방문할 때는 먹었던 버섯을 들고 가야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다. 환자가 의식은 있고 경련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물을 마셔 토하게 해야 한다.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국립수목원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국립수목원

독버섯의 갓 색, 환경에 따라 달라져

식용버섯과 독버섯은 갓의 모양과 색깔이 유사한 것이 많고 같은 종이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 갓 색이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독버섯과 식용버섯을 정확하게 구별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안전을 위한다면 야생버섯은 절대 채취하지도 말고, 먹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독버섯 생태도감 책 표지. 국립수목원

‘우리나라 독버섯 생태도감 책 표지. 국립수목원

‘독버섯 생태 도감’, ‘독버섯 바로 알기’ 앱 유익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 독버섯 생태 도감’을 발간하고 ‘독버섯 바로 알기’ 앱을 업데이트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책은 국내 독버섯 234종의 형태와 생태·독성 정보 등을 담았다. 194종은 현지 조사를 통해 확보했고, 확인되지 않은 40종은 일반적인 특징을 소개했다.

독버섯 중독 유형과 증상, 주요 독성 물질을 정리했으며 중독사고 예방과 치료 방법을 설명, 사고 발생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독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식용버섯 72종의 정보도 포함했다. ‘우리나라 독버섯 생태도감’은 국립수목원 누리집(연구→연구간행물 코너, https://kna.forest.go.kr)에서 PDF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독버섯 바로알기 메인화면. 국립수목원

독버섯 바로알기 메인화면. 국립수목원

‘독버섯 바로 알기’ 앱은 2014년 8월 80종으로 출시한 뒤 계속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생태 사진 및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이번에 아이폰 버전도 추가했다. 이 앱은 독버섯 이름과 학명으로 찾기, 형태로 찾기, 독소로 찾기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안드로이드폰은 구글스토어에서, 아이폰은 앱스토어에서 각각 검색해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김창선 박사는 “‘우리나라 독버섯 생태도감’과 ‘독버섯 바로알기’ 앱이 독버섯에 의한 중독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독버섯과 식용버섯을 쉽게 구분하는 기준은 존재하지 않으니, 야생에서 함부로 버섯을 채취하여 먹는 것은 위험하다”며 거듭 주의를 당부했다.

땅속에 집을 지은 장수말벌. 국립수목원

땅속에 집을 지은 장수말벌. 국립수목원

소방청, 벌 쏘임 사고 ‘경보’로 격상

이런 데다 산에서 버섯을 채취하다 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달 22일 오전 10시 18분쯤 충북 영동군 상촌면 산에서 버섯채취를 하던 60대 A씨가 벌에 쏘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심정지 상태에 놓인 A씨를 응급조치한 뒤 헬기 등을 이용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A씨는 병원에서 숨졌다.

소방청은 벌 쏘임 사고 급증에 따라 지난 7일 벌 쏘임 사고 ‘경보’를 발령했다. 7월 30일 ‘주의보’ 발령에 이어 단계를 상향한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벌 쏘임 사고로 전국에서 하루 평균 80건씩 119가 구급 출동했다. 지난달 하루 평균 40건보다 100% 급증했다.

지난 5년간 44명이 벌 쏘임으로 숨졌다. 올해도 지난 6일까지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 사고 발생은 9월이 18명(40.9%)으로 가장 많았다. 벌초 또는 여가활동 중 벌에 쏘여 숨진 사람은 22명으로 50%를 차지했다. 배덕곤 소방청 119구조구급국장은 “이번 경보 발령과 함께 전국 소방관서에서도 벌 쏘임 사고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며 “벌초 등 야외활동 시 벌 쏘임 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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