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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가고싶다" 530명 현대제철 직원들, 민노총에 호소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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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공장 직원들이 지난 16일 "당진공장 점거를 풀어달라"며 민주노총을 상대로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민주노총 조합원이 당진공장 통제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사내 협력업체 비정규직의 본사 직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공장 직원들이 지난 16일 "당진공장 점거를 풀어달라"며 민주노총을 상대로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민주노총 조합원이 당진공장 통제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사내 협력업체 비정규직의 본사 직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공장 직원들이 지난 16일 민주노총을 상대로 호소문을 발표했다. 당진공장 통제센터 건물에 대한 민주노총의 불법 점거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자 이를 풀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직원들은 호소문에서 “통제센터는 에너지관제실과 제철소 전체 컴퓨터 프로그램을 제어하는 서버실 등 중요 시설이 밀집되어 있다”며 “불법 점거가 큰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진공장 통제센터에는 코로나 방역과 산업 보건안전을 총괄하는 안전환경센터와 제철소 설비 이상을 차단하는 정비센터 등 제철소 운영에서 빠질 수 없는 두뇌 역할을 맡는다.

민노총, 지난달 23일 통제센터 불법 점거 #"530여명 제대로 일 못해, 돌아가고 싶다"

이에 앞서 현대제철 사내 협력업체 직원 100여명은 지난달 23일 당진공장 통제센터를 불법으로 점거했다. 이들은 사내 협력업체 비정규직 직원의 본사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달 초 사내 협력업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자회사를 출범시켰지만 노조원 일부는 자회사 고용에 응하지 않고 통제센터 점거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노조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당진공장 통제센터 점거가 길어지며 제철소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진공장 직원들은 호소문에서 “협력업체 노조에서 점거하고 있는 해당 사무공간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약 530여명이며, 해당 인원들은 노조의 점거 이후 현재는 임시 사무공간을 마련하여 원격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업무공간이 아닌 공간에서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원활한 업무 진행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과도한 추가 근로가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일부 직원은 점거 장기화에 따른 추가 근로 누적으로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당진공장 직원들은 민주노총에 점거를 풀어줄 것으로 요구했다. 이들은 “(점거 장기화는) 현대제철만의 문제가 아니라 2차, 3차 연계된 중소 영세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여 조속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점거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었다. 당진공장 직원들은 “통제센터를 점거하는 과정에서 직원들과 경비 업체 직원들에게 집단으로 폭력을 행사하여 상해를 입혔으며 건물 내 시설과 집기를 파손하고 근무 중인 직원들에게 욕설 등을 자행했다”며 “직원들과 경비 업체 직원들은 모두 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이자 노동자이지만 민주노총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들의 폭력 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용납되기 어려운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당진공장 직원들은 호소문 마지막에 “합리적으로 이 상황이 해결되어 하루빨리 우리의 일터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민주노총에 점거를 풀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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