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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노조 “산은, 공정위에 결합심사 승인 압박” 유감

중앙일보

입력

지난 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뉴스1

지난 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뉴스1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국책은행 수장이 공개석상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유감을 표하며 정부 기관에 압력을 행사한 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관련 7개 노동조합은 서울 여의도 스카우트빌딩에서 국회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조종사조합 김재현 위원장은 “국가기관인 산업은행이 법치국가의 법과 기준을 무시한 채 타 국가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서까지 두 항공사의 결합심사를 조속히 승인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공정위는) 조속히 심사에 착수하여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 주시되, 이는 반드시 법적 기준과 절차에 따른 결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3일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위의 대한한공·아시아나항공 결합 심사가 늦어지고 있다"며 “섭섭하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산업적 관점과 부실기업의 도태 시에 생기는 파장을 고려하면 전향적으로 봐야 한다”며 “우리 경쟁 당국(공정위)은 기다리고 앉아서 ‘다른 나라가 하는 것을 보고 하자’는 식”이라고 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이날 토론회에서는 두 항공사가 합병 이후 노선 독과점으로 항공 운임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 제한적 경쟁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이상훈 변호사는 “(독점 상황에서) 국가 인가 통제는 실효성이 없다. 항공운임은 국제선의 경우 인가제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 규정도 모호하고 통제도 어렵다”고 했다. 또 양사의 지배구조를 볼 때 공정 경쟁을 기대하기 힘들며, 이를 산은이 통제할 수도 없을 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벌에 독점으로 인한 이익을 몰아주는 것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의미가 있는지 엄격하게 봐야 한다”며 “독점으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지역사회에도 직결된다. 요금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중복 노선 축소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 등 독점 피해를 폭넓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은의 개입 방식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아시아나항공의 회생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 없이 (산은이) 인수 주체인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에 개입한 건 잘못된 구조조정 방식”이라며 “한진칼은 부채 비율이 낮았다. 8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했다면 차입으로도 가능했는데, 산은이 왜 투자를 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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