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가고 싶죠? 거제에서 순간이동…국내 최대 '정글돔' 투어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05:00

거제식물원 안 거제정글돔은 작은 열대 세상이다. 온도 22~30도, 습도 60~75%를 유지한다. 사진 거제시

거제식물원 안 거제정글돔은 작은 열대 세상이다. 온도 22~30도, 습도 60~75%를 유지한다. 사진 거제시

외도 보타니아, 동백섬 지심도, 학동 몽돌해변, 외포항 대구탕. 경남 거제를 대표하는 명물이다. 모두 바다와 관련이 있다. 그러니까 거제를 여행하면 으레 바다나 섬을 먼저 생각한다는 말이다. 이제는 거제도 여행에 변화를 줄 때가 왔다. 거제도 내륙에도 들러볼 장소가 생겼다. 국내 최대 온실을 갖춘 거제식물원 이야기다. 먼 남쪽 지역인 거제는 곳곳이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지만, 식물원이야말로 인도네시아 발리 정글로 순간 이동하는 기분을 들게 한다.

열대 정글로 순간 이동

거제정글돔은 단일 온실 중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유리 7500장을 이어붙인 돔형 온실이다. 사진 거제시

거제정글돔은 단일 온실 중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유리 7500장을 이어붙인 돔형 온실이다. 사진 거제시

2020년 1월 17일. 거제시청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인 거제면 간덕천 인근에 식물원이 개장했다. 거제시가 농업개발원 부지에 280억원을 들여 조성한 야심작이었다. 그러나 식물원은 바로 된서리를 맞았다. 코로나19 탓에 2020년 한 해 74일밖에 문을 못 열었다. 그리고 올해 2월 17일 재개장하자마자 거제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9월 12일까지 누적 방문객이 36만 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주중 600명, 주말 1800명이 찾는다. 거제시 김영미 농업관광과장은 “식물원이 거제 내륙여행의 새로운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방문객의 90%가 외지 관광객”이라고 말했다.

거제정글돔은 여느 식물원 온실과 달리 인공 바위를 적극 활용해 내부를 꾸몄다. 최승표 기자

거제정글돔은 여느 식물원 온실과 달리 인공 바위를 적극 활용해 내부를 꾸몄다. 최승표 기자

식물원 자체보다 주목을 받는 건 ‘거제정글돔’이다. 야구장이 아니라 초대형 온실이다. 단일 온실로는 국내 최대 규모(4468㎡)다. 국립세종수목원이나 서울식물원 온실이 전체 규모는 크지만, 이들 온실은 여러 동을 합한 규모를 말한다. 거제정글돔은 국내 온실 중 천장이 제일 높다. 기둥 없이 유리 조각 7500장을 이어 붙여 30m 높이의 돔을 만들었다. 멀리서 보면 공룡 알 같다.

정글돔에는 경남 거제도 이성보씨의 석부작이 전시돼 있다. 길쭉길쭉한 바위에 난과 식물을 식재한 모습이 이채롭다. 최승표 기자

정글돔에는 경남 거제도 이성보씨의 석부작이 전시돼 있다. 길쭉길쭉한 바위에 난과 식물을 식재한 모습이 이채롭다. 최승표 기자

정글돔에 들어서면 이름처럼 열대 정글에 들어선 기분이다. 안경에 김이 훅 서린다. 미스트를 뿌린 듯 살갗이 금세 촉촉해진다. 온대·열대 식물이 어우러진 초록 세상을 보면 눈이 환해지고, 밀도 높은 산소를 들이켜면 폐부까지 정화되는 기분이다. 계절에 따라 실내 온도는 22~30도, 습도는 60~75%로 맞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온실 속은 언제나 열대 세계다.

온실 밖 식물원 관람은 무료

온실에는 300여 종 식물 1만여 그루가 살고 있다. 가장 흔한 건 야자다. 야자 종류만 해도 수십종에 달한다. 곤봉야자, 공작야자, 대왕야자, 성탄야자 등 모양도 제각각이다. 파파야, 바나나 같은 열대 과일이 탐스럽게 열린 모습도 볼 수 있다. 흑판수, 보리수, 바오바브나무 등 거대한 나무도 많이 산다.

거제정글돔은 여느 식물원 온실보다 포토존이 많다. 그만큼 눈이 즐겁다. 최승표 기자

거제정글돔은 여느 식물원 온실보다 포토존이 많다. 그만큼 눈이 즐겁다. 최승표 기자

정글돔은 가족여행지로 제격이다. 건물 2~3층 높이에 데크가 설치돼 있고, 전망대에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입체적으로 식물과 정글을 관람할 수 있다. 여느 수목원과 달리 인공 바위가 많은 것도 색다르다. 석부작(石附作) 전시도 흥미롭다. 길쭉길쭉한 돌기둥에 난이 뿌리 내린 모습이 중국 장자제(張家界) 풍경구를 축소한 것 같다. 서울에서 온 김유미씨는 “싱가포르 가든스베이에 온 것 같다”며 감탄했다.

정글돔 포토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새둥지 모형. 주말이나 휴일에는 대기시간이 꽤 길다. 최승표 기자

정글돔 포토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새둥지 모형. 주말이나 휴일에는 대기시간이 꽤 길다. 최승표 기자

식물원은 포토존이 많다는 걸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전망대, 폭포 앞, 새 둥지 모형이 인기 장소다. 특히 새 둥지는 긴 줄을 서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거리두기는 너무 걱정하진 않아도 된다. 동시간대 최대 입장 인원을 360명으로 제한하고, 식물원 곳곳에서 직원이 방역 감독을 한다.

정글돔 밖에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다. 사진은 호빗의 정원. 최승표 기자

정글돔 밖에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다. 사진은 호빗의 정원. 최승표 기자

방문객 대부분이 정글돔만 보고 돌아간다. 그러나 식물원에는 훨씬 다양한 전시공간이 있다. 심지어 정글돔(어른 5000원)을 제외하면 무료다. 호빗의 정원,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물문화센터, 곤충·파충류체험관 등을 볼 수 있다. 10월에는 야외에 키즈 어드벤처 공간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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