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스터(바닷가재)는 귀족 해산물로 불린다. 한국 바다에는 서식하지 않아서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미국산과 캐나다산이 대부분이다. 미국 랍스터 생산량의 90%는 북동부 대서양에 면한 '메인 주'가 책임진다. 한국인이 제철 대게를 맛보기 위해 울진이나 영덕을 가듯 미국인도 신선한 랍스터를 맛보고자 메인 주를 찾아가기도 한다.
요즘은 고급 식당이 아니어도 랍스터를 파는 곳이 많다. 서울에 랍스터 뷔페까지 생겼을 정도로 인기다. 손님 입장에서는 원산지를 따져가며 먹진 않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산과 캐나다산은 맛이 확연히 다르다고 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수온이 조금 더 높은 미국에서 잡힌 랍스터가 껍질이 얇으며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먹는 '아메리칸 랍스터'가 곧 메인 주 앞바다에서 잡힌 거다.
메인주에서도 아카디아 국립공원의 관문인 갯마을 ‘바 하버’가 랍스터 성지다. 항구 주변에 랍스터 전문식당이 줄지어 있고 랍스터 보트를 타고 앞바다를 둘러볼 수도 있다. 랍스터는 꽃게나 대하보다 살은 많아도 감칠맛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찜으로 먹기도 하지만 다채로운 요리로 해 먹는 이유다. 가장 대중적인 음식은 '랍스터 롤'이다. 랍스터 순 살을 마요네즈에 버무려 빵에 넣어 먹는 거다. 랍스터의 성지답게 아침 식사로도 바닷가재를 먹는다. '랍스터 에그 베네딕트'가 인기다. 어떤 음식을 먹든 육즙 가득 머금은 랍스터 살이 탱글탱글하면서 달큰하다. 다른 음식 맛은 차치하고 랍스터의 본고장답게 랍스터 쪄내는 솜씨가 빼어나다.
랍스터 보트를 타면 어민들이 통발을 쳐서 랍스터 잡는 모습을 보여준다. 통발을 수심 10m 바다에 던져 놓고 건져 올린다. 남획을 막기 위해 머리 길이 3.25~5인치(8.25~12.7㎝) 사이의 랍스터만 잡도록 한다. 5인치 이상은 알을 뱄을 가능성이 크고, 3.25인치 이하는 너무 어려서다. 보트를 타고 앞바다를 구경하다 보면 물개, 바다사자, 코뿔바다오리, 흰머리수리 같은 야생동물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