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년 역사 美 포드의 '굴욕'…인도·브라질서 잇따라 철수

중앙일보

입력 2021.09.13 16:20

포드가 인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해치백 피고. 포드는 내년 초까지 인도 현장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포드

포드가 인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해치백 피고. 포드는 내년 초까지 인도 현장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포드

118년 역사의 포드자동차는 현재 고전 중이다. 2년 전 러시아 공장을 철수하더니 올해도 브라질, 인도에서 생산 철수를 선언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최초로 자동차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개발해 세계 곳곳을 공략하던 포드로서는 영 체면이 말이 아니다. 포드는 지난해 419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 순위에서 8위를 차지했다.

포드는 지난 9일(현지시각) 인도 공장 2곳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인도 동남쪽에 자리 잡은 첸나이 공장과 서쪽에 위치한 사난드 공장이다. 오랫동안 누적된 적자 때문이다. 1980년 설립한 첸나이 공장에선 에코스포츠(소형 SUV)와 엔디버(7인승 SUV)와 엔진 등을 생산했다. 2015년 문을 연 사난드 공장에선 어스파이어(소형 세단)와 피고(해치백) 등을 만들었다. 포드는 인도 공장 생산 중단을 발표하면서 “지난 10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20억 달러(2조 35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인도에 상당한 투자를 했지만 예상보다 신차 수요가 낮았다”고 말했다.

포드, 브라질 이어 인도 공장 폐쇄 

포드는 인도 공장은 폐쇄하지만 딜러망은 유지할 계획이다. 인도 내 생산은 중단하지만 판매는 이어간다는 것이다. 짐 팔리 CEO는 “인도는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포드는 현지 딜러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의 브라질 바히 자동차 생산 공장 내부 모습. 포드는 올해 초 브라질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사진 유튜브

포드의 브라질 바히 자동차 생산 공장 내부 모습. 포드는 올해 초 브라질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사진 유튜브

포드의 글로벌 생산 시설 축소는 올해 들어 인도가 두 번째다. 앞서 포드는 올해 초 브라질 공장 3곳을 폐쇄했다.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주 카마사리시 등에선 세단과 픽업트럭 등을 생산했다. 미 CNBC는 “공장 폐쇄로 5000여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브라질 공장 철수는 인도와 비교해 포드에 더 아프다. 포드가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건 1919년, 모델T를 수출하다 현지에서 직접 생산으로 전환했다. 브라질에 생산 공장을 운영한 지 102년만의 초라한 철수였다.

이에 앞서 포드는 2년 전 러시아 시장에서도 사실상 철수를 선언했다. 2002년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포드는 중형 SUV 익스플로러 등을 생산하면서 시장을 꾸준히 늘렸다. 2008년 무렵에는 러시아 내 생산량만 18만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러시아와 미국의 정치적 갈등에서 빚어진 위기를 넘어서진 못했다. 최근 포드의 러시아 내 생산량은 연간 4만~5만대로 줄었다.

포드가 주요 시장 포기를 선언한 배경은 뭘까. 자동차 업계에선 “현지화 실패”를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인도 자동차 전문지 에이치티오토(HT Auto)는 “다른 자동차 브랜드가 인도 전용 모델을 개발하는 동안 포드는 글로벌 모델을 인도에 들여올 궁리만 했다”며 “소형차 시장 진입이 늦어진 것도 이번 철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포드가 최근 출시한 전동화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포드는 전차종을 전기차로 개발할 예정이다. 사진 포드

포드가 최근 출시한 전동화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포드는 전차종을 전기차로 개발할 예정이다. 사진 포드

이와 달리 미국 내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전환 전략을 염두에 둔 행보란 해석도 있다. GM은 LG 등과 손잡고 배터리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등 전동화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GM은 2015년 러시아·인도네시아 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호주 공장도 문을 닫았다.

포드는 지난 5월 2025년까지 220억 달러(25조 8700억원)을 투자하는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대표 모델인 F-150부터 머스탱까지 전 차종에 대한 전동화 계획을 내놨다. 포드는 북미를 중심으로 6만3000개의 전기차 충전기를 마련하는 등 전기차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안방인 북미 시장을 중심에 두고 전동화 추세를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다시 나서겠다는 의미다. 자동차 전문지 워드오토(WARDSAUTO) 등은 러시아 자동차 제작사 솔러스 등을 인용해 “포드가 러시아에서 전동화 밴 모델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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