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 Review] 끝 안 보이는 차 반도체 품귀, 벤츠 CEO “2023년까지 갈 수도”

중앙일보

입력 2021.09.07 00:04

업데이트 2021.09.0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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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 6월 미국 미시간주 웨인의 포드자동차 생산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조립 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6월 미국 미시간주 웨인의 포드자동차 생산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조립 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완성차 생산 차질이 2023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CEO는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IAA 모빌리티 개막을 앞두고 연 기자 간담회에서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은) 내년까지 영향을 주고 그다음 해에야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올 초 불거진 반도체 공급 부족이 하반기 정점을 찍고, 내년부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그러나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공장이 셧다운(봉쇄) 하며, 내년 이후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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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 조사업체 서스퀘나파이낸셜에 따르면 반도체 발주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은 지난 7월 20.2주로 2017년 이후 가장 길었다. 이중 자동차·가전제품 기능을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의 리드타임은 26.5주로 통상 6~9주보다 3~4배 길어졌다.

길어지는 반도체 리드타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길어지는 반도체 리드타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업체는 하반기 실적 전망을 낮춰 잡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반도체 부족으로 3분기 판매량이 매우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초부터 감산에 들어간 GM은 북미 8개 공장이 6일부터 다시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전략 차종인 F-150 픽업트럭을 포함한 일부 차종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으며, 도요타도 이달 글로벌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40%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밖에 스텔란티스·르노 등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도 2개월 단위로 체크하던 생산 물량을 최근엔 일 단위로 줄여 비상체제를 가동 중이다. 한국GM은 올해 약 10만대가량이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한다.

사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승용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완성차 업체 생산량이 710만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스퀘나파이낸셜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자동차 업계는 향후 약 1000억 달러 이상의 판매 손실을 볼 것”이라 추산했다.

반면 자동차 수요는 증가해 평균 판매 가격은 4만1000달러(약 4700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컨설팅업체 알릭스 파트너스는 자동차 생산이 정상으로 회복돼도 재고와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오려면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미국의 제재로 죽어가던 중국 반도체 업계에 기회가 되고 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업체 SMIC의 2분기 매출액은 13억4400만 달러로 43.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6억8800만 달러로 398.5%나 뛰었다. SMIC는 미국의 무역 제재로 장비 조달이 막힌 7나노미터(㎚) 이하 고품질 반도체 대신 28㎚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SMIC는 최근 상하이 린강 자유무역실험구에 매달 28㎚급 12인치 웨이퍼 10만 개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의 SMIC 반도체 공장의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의 SMIC 반도체 공장의 모습. [EPA=연합뉴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8㎚ 반도체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AP 등에 다양하게 쓰인다”며 “SMIC는 탄탄한 중국 내 수요를 바탕으로 28㎚에서 실적을 쌓아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인텔도 차량용 반도체를 경쟁력 강화의 발판으로 택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 경영자는 지난 4월 “6~9개월 안에 차량용 반도체를 포드와 GM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는 직접 반도체를 생산해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주도로 전력 반도체 자체 개발을 검토 중이다.

차량 반도체 부족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도 키우고 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5.4%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였다. 미 CNN은 “신차 공급이 줄면서 중고차 가격이 약 42% 뛴 것이 주원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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