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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프로젝트 총책임자, 포드로 되돌아간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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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더그 필드

더그 필드

미국 애플이 추진하는 전기차인 애플카 프로젝트에 비상등이 켜졌다. 애플카 프로젝트를 총괄하던 책임자가 미국 자동차 업체인 포드로 자리를 옮기면서다.

포드는 7일(현지시간) 애플카 프로젝트 ‘타이탄’을 이끌던 더그 필드(사진) 부사장을 다시 데려왔다고 밝혔다. 필드는 1987년 포드에 입사한 뒤 오랫동안 자동차 업계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2013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합류한 뒤에는 모델3 생산을 주도했다. 2018년에는 애플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필드가 포드로 옮긴 것은) 전기차에 대한 애플의 야망에 충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필드는 포드에서 자동차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과 ‘커넥티드카’(정보통신 기술과 연결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량) 전략을 이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필드의 영입에 대해 “회사에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고객이 차량 내부의 소프트웨어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게 해서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포드는 소형 전기트럭(F-150 라이트닝) 등에 자율주행 기능을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팔리 CEO는 “현재 자동차 시장은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휴대전화 시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이 나오자 소비자들은 음성 통화보다 훨씬 많은 일을 휴대전화로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 소비자들은 자동차가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애플 관련 정보가 올라오는 ‘맥루머스’에서 예상한 애플 자동차 모습. [사진 맥루머스]

애플 관련 정보가 올라오는 ‘맥루머스’에서 예상한 애플 자동차 모습. [사진 맥루머스]

애플은 2014년부터 자체 개발한 배터리와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애플카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테슬라 직원들을 많이 데려왔다. 애플이 테슬라와 불편한 관계에 놓인 이유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애플은 우리가 해고한 사람들을 고용한다. 테슬라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애플에서 일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애플은 애플카에 대해 철저한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자율주행과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엔지니어를 잇따라 채용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미국에서 교통·주행정보 수집·표시 기술과 실내조명, 내비게이션 관련 특허도 취득했다. 대만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는 최근 애플이 한국과 일본 자동차 관련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애플카의 상용화 시기를 2024년이나 2025년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투자회사 얼라이어스번스타인은 애플이 2025년에 전기차를 출시하고 2030년까지 150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쪽에선 애플카 개발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의 엔지니어들은 5~7년 안에 애플카를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등 주요 업체들과의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지만 초기 단계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투자자들에게 공시했다. 당시 현대차와 애플이 기술 협력을 진행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현대차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하지만 지난 2월 현대차는 “애플과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재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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