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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대이동 대책부심 최훈 교통부 수송국장(일요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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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가용 귀성이 더 고생길/“교통지옥 막는건 국민 자제뿐/98년 고속전철되면 좀 풀릴 것”
「추석대이동」­교통전쟁이 시작됐다. 5일 연휴가 계속되는 이번 추석 연휴기간중 고향을 찾을 이동인구는 어림잡아 3천만명에서 3천5백만명. 지난해 2천5백만명에 비해 40%가 늘어날 예상이다. 사상최대의 인구 대이동인 셈이다.
이에 따라 명절때면 예외없이 주차장이 되고마는 전국의 고속도로와 주요 국도의 체증현상도 최악의 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교통지옥을 거치지 않고 좀더 편하고 즐겁게 고향에 갈 수 있는 묘안은 없는 것일까. 「추석절 특별수송대책본부장」인 교통부 최훈 수송대책국장을 만나 만성 고질병인 명절 교통전쟁의 원인과 실태,그리고 치유책을 들어봤다.
­올 추석에도 예외없이 극심한 교통체증과 혼잡이 뒤따를 전망입니다. 이같은 체증현상이 해가 갈수록 심화되는 원인이 어디에 있습니까.
『고속도로ㆍ철도 등 전국 수송시설용량은 제자리 걸음인데 각종 차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 6월말 3백만대를 돌파했습니다. 88년말 2백만대에서 1년6개월만에 1백만대가 늘어난 것입니다.
8월말 현재 등록된 차량 3백17만5천대중 35.6%인 1백13만2천여대가 서울에 몰려있습니다. 총 연장 4백28㎞의 경부고속도로 2차선 하행선을 그대로 주차장으로 사용한다 하더라도 서울 차량의 10분의 1도 수용할 수 없습니다.
­특히 자가용 승용차의 증가가 교통체증ㆍ혼잡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전체 등록차량중 자가용의 비율은 70년도 말 22.6%에 불과했으나 89년 52.8%로 늘었고 현재 55%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자가용 승용차의 증가자체도 문제지만 자가용 소유자들의 대중교통시설 기피현상은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올 추석 귀성 승차권 예매현황을 보면 편하고 안전한 철도 항공권은 1백% 팔렸으나 고속버스 예매율은 50% 선에도 못미치고 있습니다. 5인승 자가용 2대가 차지하는 도로 면적은 45인승 버스 1대가 차지하는 노면과 맞먹습니다. 따라서 체증은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마련입니다.』
­올 추석연휴 동안의 이동인구,특히 자가용 이동인구는 얼마나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까.
『서울ㆍ인천ㆍ경기 등 수도권인구는 1천8백만명이며 이중 50%인 9백만명이 타지역 출신입니다. 타 지역출신중 약 5백만명이 실제로 고향을 찾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중 철도(1백20만명),고속ㆍ시외버스(1백50만명),항공(12만5천명) 이용객을 제외한 2백만명은 승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각종 차량은 폭증하고 있으나 도로용량은 한계가 있고,따라서 체증은 어쩔 수 없이 뒤따르게 마련인데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도로효율을 극대화시켜 체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중에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30일 0시부터 4일 24시까지 서울∼안성 구간에는 8t 이상의 화물차량 운행을 전면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또 서울∼수원간 단거리 운행차량은 고속도로 진입을 통제,국도ㆍ지방도를 이용토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오는 연말연시 수송대책기간 중에는 중부고속도로 서울∼대전 구간은 자가용 운행을 전면통제,16인승 이상 소형ㆍ대형 버스만 운행토록 해 자가용 이용객들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토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이 계획은 당초 올 추석부터 시행키로 했으나 사전홍보가 충분히 안된 데다 공주ㆍ천안지역 귀성객들이 한꺼번에 국도를 이용할 경우 국도가 큰 혼잡을 빚게 된다는 판단에 따라 충분한 사전홍보와 함께 국도운행계획을 마련한 후 내년 설부터 시행키로 했습니다.
이밖에 명절기간중 경부고속도로는 하행선,중부고속도로는 상행선으로 각각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도로표지판이나 노면구조물이 쌍방통행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어 만일 일방통행을 할 경우 사고의 위험이 많다는 여론에 따라 검토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수원간은 고질적인 병목현상으로 평상시에도 체증이 심한 구간인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없습니까.
『서울∼수원간 8차선 확장공사를 실시중에 있습니다. 92년에 완공되면 병목현상은 다소 해소될 전망입니다.
또 89년 착공한 춘천∼원주∼안동∼대구를 잇는 중앙고속도로가 94년 완공되면 경부ㆍ중부고속도로로 몰리던 차량이 수원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원주를 거쳐 안동,대구지역까지 가는 등 차량이동이 우회ㆍ분산되기 때문에 체증현상은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만성적인 교통체증과 혼잡을 해소시킬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리라 생각하는데요.
『경부ㆍ호남ㆍ동서고속전철을 건설,수송시설ㆍ수송량을 극대화시킬 계획입니다.
91년 8월 착공예정인 경부고속전철 공사가 98년 완공되면 명절특별수송기간중 하루 수송능력은 현재 30만명에서 72만명으로 약 2.4배가 늘어납니다.
호남ㆍ동서고속전철도 착공은 2∼3년 늦지만 경부고속전철의 개통과 거의 같은 시기에 개통되고,수송능력도 현재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중인 3대 고속전철이 개통되는 98년 이후엔 명절기간중의 교통전쟁은 사라질 것입니다.』
­88올림픽 기간중에는 성공적인 홀ㆍ짝수 운행이 교통체증 해소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체증해소를 위해서는 귀성객들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리라 생각하는데요.
『우선 자가용 이용객들은 될 수 있는 한 고속ㆍ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부득이 자가용을 이용해야 하는 귀성객들은 가장 많은 차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1일 오후부터 2일 낮 사이는 피하고 30일이나 1일을 이용해 미리 귀성해야 하겠습니다. 대전 이북이 고향인 사람은 2일 아침에 출발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지요.
또 주행중 고장을 일으켜 고속도로상에 멈추는 일이 없도록 출발전에 사전정비를 철저히 하고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는 끼어들기ㆍ차선위반 등의 행위를 삼가야 합니다.』<김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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