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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측 “정홍원은 윤석열 지지…선관위원장 사퇴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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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예비 후보가 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소년법 폐지와 형사미성년자 연령 14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예비 후보가 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소년법 폐지와 형사미성년자 연령 14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당의 정홍원 선관위원장을 향해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경선 규칙을 만들려 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선관위원장이 경선준비위원회와 최고위원회가 이미 확정한 경선 규칙을 멋대로 뜯어고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으려 한다”며“그런 식으로 경선판을 깨겠다면 차라리 사퇴하라”고 밝혔다.

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는 순간 공정한 경선은 끝장”이라며, “2016년 총선에서 122석을 겨우 얻으며 여당을 민주당에 빼앗긴 이유는 당시 청와대의 지시대로 공천 전횡을 일삼던 이한구 공관위원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홍원 위원장은 제2의 이한구가 되려고 하느냐”면서, “선관위가 특정 후보를 위한 불공정한 규칙을 만들 경우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정 위원장이 경선룰을 바꾸려 한다면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홍원 위원장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지 않겠다는 경준위의 결정이 확정된 안이 아니라고 발언했다’는 질문에 “서병수 경준위원장에 본인이 직접 확인하라고 하라”며 “(서병수) 경준위원장이 두 번이나 결정했고 최고위에서도 모든 경준위 사안은 그대로 결정한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이 윤 전 총장 측과 교감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정 위원장은 위원장이 되기 직전에 윤 전 총장과 만난 것을 시인했고, 윤 전 총장 캠프의 다른 인사와도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것처럼 말했다. 처음부터 불공정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일각에서는 선수가 심판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는 취재진에 “선수가 룰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당연히 항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당 지도부가 경선룰에 대한 전권을 선관위에 부여한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경선룰에 관한 최종 결정권은 최고위에 있다”며 “당헌·당규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가 전권을 가지고 (경선룰을 결정)하라는 것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말을 그렇게 했을 뿐”이라며 “당헌·당규상 (결정권은) 최고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역선택 방지’ 경선룰 갈등 

국민의힘 대선 경선버스가 30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한 가운데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을 놓고 후보들 간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당초 서병수 경선준비위원회는 여권 지지층을 걸러내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었다. 그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반발하면서 역선택 문제는 지난주 출범한 선관위로 넘어갔다.

외부 주자였다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지율 상승세를 탄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반대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보수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높아 역선택을 배제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유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은 호남 지역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선두주자인 윤 후보보다 높게 나오고 있어 개방 경선이 유리하다.

당장 홍 의원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윤 전 총장과 최 전 감사원장측은 다급해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들은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으로 홍 후보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지난 27~28일 범 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25.9%, 홍 의원이 27.1%로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은 전주 대비 2.5%포인트 하락했지만 홍 의원은 1.2%포인트 올라 격차가 점점 좁혀지는 양상이다. 특히 홍 의원은 광주전라, 진보 성향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

선관위는 여론조사 전문가 의견은 물론 각 후보 캠프들과 논의를 통해 역선택 방지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당 현안 관련 긴급 보고회에서 “지도부가 천명한 것처럼 정홍원 선관위는 공신력 있고 공정함을 최대 무기로 삼은 선관위”라며 불공정 논란에 선을 그었다.

이어 “경선룰에 대해서도 선관위가 전권을 갖고 임하게 한다고 정 전 총리에게 말했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틀에 있어 후보들도 최대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조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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