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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드론 공격에 어린이 등 9명 참변…시신 알아볼 수가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 9명이 모두 한 가족이었다고 마이클 홈스 CNN 인터내셔널(CNN의 국제 뉴스 TV 채널) 호주 앵커가 30일(현지시간) 알렸다. 홈스는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통해 “미군이 군용 드론으로 (자살 폭탄 테러를 시도하려던) 차량을 공격할 당시 인근 주거지에 있던 일가족 9명이 사망했고 이들 중 6명은 어린이”라며 “(이런 사실은) 희생자들의 친척이 CNN 통신원인 지역 언론인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톨로뉴스 앵커 무슬림 쉬르자드가 공개한 미군 드론 공격 관련 민간인 희생자의 옷가지. [무슬림 쉬르자드 트위터]

아프가니스탄 톨로뉴스 앵커 무슬림 쉬르자드가 공개한 미군 드론 공격 관련 민간인 희생자의 옷가지. [무슬림 쉬르자드 트위터]

아프간 톨로뉴스 앵커 무슬림 쉬르자드도 “미군과 함께 일했던 통역사, 다음날 결혼할 아프간 장교, 어린이 6명을 포함해 총 9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영상을 게재하며 “9명의 가족이 사망했는데, 대부분의 시신은 알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후 톨로뉴스는 희생자 1명이 더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민간인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앞서 미 중부사령부 빌 어번 대변인은 29일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대한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인 사상자 발생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AP통신, CNN 등은 민간인 희생자가 9명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 인근 주거용 건물 밖에 주차된 차량 2대가 공격을 받고 폭발했다고 전했다. 이 차량은 폭발물로 가득 차 있어 2차 폭발을 일으키면서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어번 대변인도 “상당한 양의 폭발성 물질이 차량 안에 있었다”며 “차량에서 심각한 2차 폭발이 발생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공중에서 로켓포가 떨어지면서 전소한 차량. [로이터=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공중에서 로켓포가 떨어지면서 전소한 차량. [로이터=연합뉴스]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자 아프간인들 사이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 민간인 사상자가 있었다고 전하는 언론인들에게 답글을 달면서 “아이들은 어른들의 전쟁에 희생자가 될 이유가 없었다”, “9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사망했다”, “바이든은 어린이들의 죽음에 대해 뭐라고 답할 것인가”라며 민간인 사상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일부는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을 겨냥해 “안타까운 일이지만, IS-K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미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IS-K 테러로 사망한 미군 13명의 유해 송환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자식이 카불에서 목숨을 잃었다면 나도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했을 것”이라며 카불 공항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또 다른 공격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지금이 엄청나게 위험한 임무 가운데서도 가장 위험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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