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미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사흘 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폭테러로 숨진 13명의 미군 유해를 맞이했다.
일요일인 이날 오전 침묵만 무겁게 깔린 도버 공군기지에서 성조기로 덮인 유해함이 하나씩 C-17 수송기에서 내려왔다. 7명이 한 조가 돼 희생자의 관을 천천히 옮겼다.
대기 중이던 운구 차량에 하나씩 유해함이 들어갔다. 검은 양복 차림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이 줄지어 서서 말없이 지켜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관이 C-17에서 나와 운구 차량에 실릴 때까지 오른손을 가슴에 올린 채 시선을 고정했다. 기도하는 듯이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감는 등 내내 침통한 모습이었다.
잔뜩 흐린 채 빗방울까지 떨어지는 도버 기지에서 오전 11시 18분에 시작된 행사는 약 50분 뒤인 낮 12시 7분에 끝났다. 13명 중 11명의 유해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송됐다. 나머지 2명은 비공개로 하고 싶다는 유족의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유족이 자리한 쪽에서 비통한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취재진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가 된 후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목숨을 잃은 미군 장병의 유해를 맞으러 나간 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군기지로 이동하는 동안 카불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는데 자폭 테러범을 실은 IS-K 차량에 대한 미군의 공습으로 파악됐다.
희생자 13명은 20∼31세이고 이 중 다섯 명이 20세다. 2001년 9·11 테러 즈음에 태어난 셈인데 WP는 '9·11의 아이들이 9·11로 시작된 전쟁에서 스러졌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