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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각] 100만 곳 정전, 산소호흡기 손으로 돌린다…허리케인 아이다 악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허리케인 아이다(Ida)가 기습한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미시시피주가 심각한 재난 지역으로 변했다.

30일 허리케인 아이다가 지나간 뒤 미국 루이지애나주 강변 마을 래피트가 흙탕물에 잠겼다. 허리케인은 새벽 직전 이 마을을 지나갔다. AP=ㅇ녀합뉴스

30일 허리케인 아이다가 지나간 뒤 미국 루이지애나주 강변 마을 래피트가 흙탕물에 잠겼다. 허리케인은 새벽 직전 이 마을을 지나갔다. AP=ㅇ녀합뉴스

루이지애나주 최대 도시 뉴올리언스에 전력을 공급하는 8개 송전선이 모두 고장 났다. 단전추적 사이트인 파워아우티지는 정전된 가정과 기업이 29일(현지시각) 밤 현재 100만곳이 넘는다고 밝혔다. 뉴올리언스 국토안보비상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7시 이후 도시 전역이 정전이라며 유일한 전력원이 발전기라고 밝혔다.

루이지애나 라플레이스의 전봇대가 허리케인으로 부러져 도로에 누워있다. AP=연합뉴스

루이지애나 라플레이스의 전봇대가 허리케인으로 부러져 도로에 누워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상이 걸린 지역 의료기관들은 설상가상의 위기에 직면했다. 루이지애나 서남부 티보도지역보건 병원에서는 환자 이동 때 산소호흡기를 손으로 돌리는 사태가 빚어졌다.

강풍으로 주택의 기왓장이 상당수 날아갔다. 루이지애나 휴마의 30일 모습. AP=연합뉴스

강풍으로 주택의 기왓장이 상당수 날아갔다. 루이지애나 휴마의 30일 모습. AP=연합뉴스

아이다는 카리브 해에서 열대 폭풍으로 발생해 최고 풍속이 시속 240㎞에 달하는 4등급 허리케인까지 세력을 키웠다. 29일 강풍과 함께 상륙한 아이다는 최고 풍속 시속 168㎞의 1등급으로 강등됐다. 하지만 초강력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16년 전 같은 날에 가한 고통을 기억하는 이들은 몸서리를 쳤다. 카트리나는 뉴올리언스, 미시시피주 해안 마을에서 제방을 무너뜨리고 홍수를 일으켜 무려 18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강풍은 목조 건축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괴했다. 루이지애나 휴마. AP=연합뉴스

강풍은 목조 건축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괴했다. 루이지애나 휴마. AP=연합뉴스

허리케인 아이다의 강풍으로 아름드리 소나무 둥치가 부러졌다. 루이지애나 디스트레한의 30일 모습이다. AP=연합뉴스

허리케인 아이다의 강풍으로 아름드리 소나무 둥치가 부러졌다. 루이지애나 디스트레한의 30일 모습이다. AP=연합뉴스

바닷가 위험지대에 있던 주민들은 아이다가 접근하자 대피령에 따라 황급하게 피난에 나섰다. 이들 지역은 강풍 때문에 들이닥친 높은 파도 때문에 침수됐으며 해안에 있는 90번 고속도로는 강처럼 변해버렸다. 내륙 주민들은 지붕을 뜯고 담장을 무너뜨리는 강풍 속에 집 안에 숨어 허리케인이 지나가길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떠내려가던 바지선이 다리를 파괴했다. 걍변 마을은 홍수로 침수됐다. 루이지애나주 래피트의 30일 상황. AP=연합뉴스

떠내려가던 바지선이 다리를 파괴했다. 걍변 마을은 홍수로 침수됐다. 루이지애나주 래피트의 30일 상황. AP=연합뉴스

지역 경제는 사실상 마비됐다. 근해에 있는 석유생산시설은 모두 가동이 중단됐고 멕시코만에 접한 루이지애나, 미시시피주의 해상운수도 마비됐다. 미국 안전환경집행국(BSEE)에 따르면 300개에 달하는 근해 석유·가스 시설이 가동을 멈춰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이 각각 96%, 94% 감소했다.

30일 허리케인 아이다가 지나간 뒤 루이지애나주 노르코의 정유공장에 물이 그득 차 있다. AP=연합뉴스

30일 허리케인 아이다가 지나간 뒤 루이지애나주 노르코의 정유공장에 물이 그득 차 있다. AP=연합뉴스

루이지애나주 휴마에 선박이 바람에 쓰러져 누워 있다. AP=연합뉴스

루이지애나주 휴마에 선박이 바람에 쓰러져 누워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강풍과 함께 일부 지역에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도 경고했다.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향후 며칠, 몇 주가 매우 힘들 것"이라며 "집안에서 가장 안전한 곳을 찾아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나오지 말라"고 당부했다.

루이지애나주 휴마 주민인 프랜이 그의 개와 부서진 집의 잔해 위에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루이지애나주 휴마 주민인 프랜이 그의 개와 부서진 집의 잔해 위에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루이지애나주 라플레이스 주민들이 밤사이 허리케인 아이다로 부서진 집을 둘러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루이지애나주 라플레이스 주민들이 밤사이 허리케인 아이다로 부서진 집을 둘러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루이지애나, 미시시피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복구에 연방 자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연방 기관들이 비상인력 2천여명과 물, 식량, 발전기를 보냈으며 지역당국, 적십자사 등이 최소 1만6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피난처 수십곳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태풍피해 복구를 위한 차량과 장비들이 30일 미시시피주 걸프포트에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태풍피해 복구를 위한 차량과 장비들이 30일 미시시피주 걸프포트에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31일 미시시피주 허리케인 피해지역에서 자원봉사자와 공무원들이 도로에 쓰러진 나무들을 치우고 있다. AP=연합뉴스

31일 미시시피주 허리케인 피해지역에서 자원봉사자와 공무원들이 도로에 쓰러진 나무들을 치우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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