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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영감이 필요할 때 찾으면 좋은 마르지 않는 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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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연경의 유럽 자동차여행(11)

퐁텐 드 보클뤼즈의 라소르그. [사진 연경 제공]

퐁텐 드 보클뤼즈의 라소르그. [사진 연경 제공]

마르지 않는 신비의 샘, 퐁텐 드 보클뤼즈( Fontaine-de-Vauclus)

남프랑스 뤼베롱 지역 여행 중이라면 물이 아주 맑은 마을을 찾아가 보자. 퐁텐 드 보클뤼즈 마을 초입에 주차하고 마을 쪽으로 올라가서 갈림길에서 왼편 길로 계속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라 소르그( La sorgue )라 불리는 신비의 샘을 만나게 된다. 가까이 있는 릴 쉬르 라 소르그(L'lsle sur la sorgue)로 흐르는 물줄기의 원천이다. 절벽 아래 깊이를 알 수 없는 샘이 있는데 여러 번 탐사를 거쳤지만 실제 깊이는 알 수 없었다고 한다. 300m는 일단 넘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심연 맞다.

라 소르그! 이 섬은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물이 풍부해 예전에는 제지 산업이 발달한 곳이고 샘으로 가는 길 내내 에머랄드빛 물과 바람에 춤을 추는 물속의 수초들이 여행자의 피로를 잊게 해 준다. 가는 길에는 뮤지엄도 있다.

마르지 않는 샘 라 소르그. 그 영롱한, 맑고 오묘한 물빛은 한번 본 사람은 오래 이 마을을 기억할 것이다. 작가 프란시스코 페트라르크는 이 마을을 발견한 후 자신을 위한 마을이라고 여기며 계곡 옆에 집을 마련해 살았다고도 하니 영감이 필요한 분은 떠나서 만나 보시라!

퐁텐 드 보클뤼즈 주차장
주소 Route de Cavaillon, 84800 Fontaine-de-Vaucluse/ 좌표 43.919685, 5.126999

신비의 샘(Vaucluse Spring)
주소 Chemin du gouffre, 84800 Fontaine-de-Vaucluse, 프랑스

마을 진입 전에 큰 주차장이 나온다. 이 주차장은 사람이 관리하던 주차장이었는데 코로나 상황에서 무인 주차 기계를 설치한 모양이다. 주차 요금 발권기가 한 대밖에 없어 불만이 폭주한다.

유럽 3대 엔틱 시장이 있는 릴 쉬르 라 소르그(L'lsle sur la sorgue)

릴쉬르 라 소르그. [사진 연경 제공]

릴쉬르 라 소르그. [사진 연경 제공]

릴 쉬르 라 소르그는 앤티크로 유명한 마을이고 일요 시장이 특히 유명하다. 일요일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하니 일정 중에 시간을 맞춰보면 더 좋겠다. 남프랑스의 특산품과 골동품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생투앙, 런던에 이어 유럽 3대 엔틱 시장으로 유명한 릴 쉬르 라 소르그는 마을을 관통하는 냇물 풍경 또한 아름다운데 바로 퐁텐 드 보클뤼즈 신비의 샘에서 내려온 물줄기이고 엔틱 시장이 안 서는 날이라 하더라도 물길 흐르는 대로 따라 걸으면 좋다. 밤이 돼 물가의 가게들이 불 켜면 곱고 조용하면서도 은은한 빛남이 있는 마을이다. 맑은 물이 마을을 휘돌아 흐르고 그 옆으로 상점과 집들이 있어 인상적이지만 그 맑은 물줄기의 원천은 퐁텐 드 보클뤼즈고, 특히 에메랄드 물 빛깔이 반해 버리니 두 곳을 묶어 가보면 좋다.

릴쉬르라소르그 주차장
수로 양 옆 길가 주차장이 있어도 자리가 잘 안 난다. 마을 안쪽에 있는 주차장으로 간다.

우체국 뒤 주차장 : 좌표 43.917750, 5.054266
주차장 주소 145-183 Chemin des Névons, 84800 L'Isle-sur-la-Sorgue, / 좌표 43.917241, 5.054064

교황의 궁전이 있던 아비뇽

연식이 좀 되는 사람은 아비뇽하면 교황의 유수가 떠오를 테고 젊은이에게는 아비뇽 축제가 생각나기도 하겠다. 어느 해 겨울의 끝 무렵에 아들과 함께 아비뇽에 갔었다.
프랑스 남부니까 겨울에도 따뜻하겠지 생각한 것은 오산이었고 차에 성에가 서려 곱은 손으로 긁어 내야 할 정도로 추웠던 남프랑스였다. 특히나 아비뇽 론강의 바람은 매웠으며 생베네제 다리의 물살은 거셌고 육중한 아비뇽 교황청은 위압적으로 다가왔다.

축제가 많은 시기에 갔었다면 신명 나는 아비뇽으로 기억했을 텐데 말이다. 11~12세기부터 이탈리아와 에스파냐를 잇는 도로의 요충지로서 상업의 중심지로 번영한 아비뇽은 1309년~1377년에는 교황령이 됐다(시칠리아의 여왕 잔 1세가 아비뇽을 교황에게 팔았다). 1791년 프랑스에 통합되기까지는 교황의 소유였던 아비뇽, 로마에 들어가지 못한 7명의 교황과 교황권 분열기에 2명의 교황이 머물렀던 곳이다. 교황청을 중심으로 한 구시가지는 11세기부터 교황이 건설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두께가 무려 4m) 중세 도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비수기이거나 일찍 도착한다면 아비뇽 구시가지로 차를 가지고 가도 된다. 교황청 광장 바로 아래에 커다란 유료 주차장이 있다. 아비뇽은 교황청, 그 옆의 대성당, 생 베네제 다리, 로세 데 돔 정도만 보면 시간 많이 소요되지 않는다. 관광객 인파가 넘쳐나는 곳이라서 소매치기도 극성을 부리는 곳이니 주차도 안전한 곳에 하고 여행자는 소지품을 항상 주의해야 한다. 아비뇽은 꼬마, 노인, 중년 등 소매치기 연령대도 다양하니 절대 방심하지 말자. 특히 강가 무료 주차장에 주차하면 조심해야 하니 아비뇽에서는 안전주차장을 찾아야 하겠다.

아비뇽 주차장
① Parking Palais des Papes주소 Rue Ferruce, 84000 Avignon / 좌표 43.952618, 4.805746
② Parking payant des Allées de l'Oull소 28 Bis Rue Joseph Vernet, 84000 Avignon /좌표 43.949437, 4.800462

아비뇽 구 교황청(Palais des Papes)

아비뇽 교황청. [사진 연경 제공]

아비뇽 교황청. [사진 연경 제공]

교황청은 14세기에 완성된 고딕 양식 웅장한 건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탈리아 예술가 마테오 지오바네티가 그린 프레스코화로도 유명하고 20여 개가 넘는 방을 관람할 수 있다. 교황청 꼭대기 올라가서 보는 아비뇽 전망이 시원하고 좋으니 꼭 올라가서 조망을 해보길 권한다.

요즘은 입장할 때 태블릿PC를 줘서 중세 시대 모습을 3D와 증강 현실 기술로 실감 나게 살펴볼 수 있다. 다리와 교황청 통합 입장권을 끊어 교황청과 대성당을 보고, 생 베네제 다리까지 다 보고 나오려면 세시간 정도 잡으면 되겠다.

아비뇽대성당. [사진 연경제공]

아비뇽대성당. [사진 연경제공]

아비뇽 대성당
주소 Place du Palais, 84000 Avignon,

12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성당 탑 꼭대기에 황금 성모상이 있고 내부에는 14세기 고딕 조각의 걸작이라는 요한22세의 영묘가 있다.

생베네제 다리. [사진 연경제공]

생베네제 다리. [사진 연경제공]

생 베네제 다리( Le Pont Saint Benezet)

아비뇽의 상징과도 같은 다리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론 강의 물살이 거센데 1178년 공사를 시작한지 7년 만에 완공된 이 다리는 홍수와 전쟁으로 피해가 빈번해 1668년 대홍수 이후 더 이상 보수하지 않고 방치된 채로 있다.

생 베네제 다리 전설

1178년 ‘작은 베누아’라는 양치기 소년이 이곳에 다리를 세우라는 천사의 계시를 받게 된다.베누아는 사람들의 시험에 응해 바위를 어깨에 짊어지고 강으로 옮겨 신의 기적을 증명했고, 후원자들이 모이게 되어 다리 건설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베누아는 죽은 후 성 베네제로 추인되었으며, 다리 위에 세운 성 니콜라스 교회에 묻혔다고 한다. 성 베네제의 시신은 1669년 홍수로 다리 일부와 함께 쓸려갔지만 발견된 그의 유해는 썩지 않은 채였다고 한다. 이후 아비뇽 성당으로, 다시 디디에의 셀레스틴 교회로 유해는 옮겨졌지만 이런 연유로 이 다리는 순례자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시대가 바뀌며 아비뇽 다리는 ‘아비뇽의 다리 위에서’라는 동요로 더 유명해졌다. 언제부턴가 선남선녀들이 이 다리 위에서 동요처럼 춤추게 되는 일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요즘에 와 아비뇽은 축제의 도시로 더 유명해졌다. 매년 7월의 아비뇽 연극 축제는 상당히 유명해졌다. 공식 초대 공연은 교황청 안뜰에서, 일상 공간에서는 자유로운 비공식 공연들이 카페에서 학교에서 광장에서 자유롭게 열린다. 이 시기에 방문객이 50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온 도시가 축제 분위기로 들썩임은 물론이다. 공식 공연은 예매 가능한데 티켓을 구하기보다 숙소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 하니 7월에 아비뇽 페스티벌 가려면 꽤 오래전에 준비해야겠다. 연극축제가 끝나면 이제 8~9월은 빛의 축제 기간이다. 아비뇽 교황청 벽면에 레이저를 쏘아 환상적인 빛 잔치를 한다. 코로나로 인해 이런 대형 행사들이 다 취소되었으니 다시 잔치가 열릴 그 날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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