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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붉게 물들인 루씨용의 슬픈 사랑의 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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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연경의 유럽 자동차여행(10)

이제 우리는 남프랑스에서 예쁜 마을이 가장 많다는 뤼베롱 지역을 달려보기로 한다. 이 루트 중간쯤, 루씨용이나 고르드 부근에 좋은 에어비앤비를 구해 휴식도 하고 렌터카 여행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느껴보기 바란다.

2박이나 3박 정도를 하면서 하루는 루씨용과 세낭크수도원, 고르드를 보고 다음 날 퐁텐 드 보클뤼즈, 릴 쉬르 라 소르그와 아비뇽을 묶어 보면 여유가 있겠다.

황토마을 루씨용. [사진 연경 제공]

황토마을 루씨용. [사진 연경 제공]

붉은 황토 마을 루씨용

구글 지도에는 후쓸리용으로 나오는데 파리(Paris)를 ‘파히’라고 발음 안 하는 것처럼 후쓸리용보다는 루씨용(Roussillon)으로 부르면 좋겠다. 루씨용은 프랑스어로 ‘붉다’는 의미로 이 마을은 집, 바위, 흙이 온통 붉다는 특징이 있다. 흙에 든 철분 성분 때문이라고 한다. 투어 오피스 뒤편으로 시청 올라가는 길에 갤러리도 있고 이 마을의 특징인 붉은 집들이 오래된 시간을 이고 있다.

주차장
① Estacionamento 주소16 Rue des Bourgades, 84220 Roussillon / 좌표43.902027, 5.293223

② Parking ocher 주소 Avenue de la Burlière, 84220 Roussillon / 좌표 43.901227, 5.294554

Belvédère sur le village de Roussillon / 전망대 / 좌표 43.901611, 5.295209

전망대에서 바라 본 루씨용. [사진 연경 제공]

전망대에서 바라 본 루씨용. [사진 연경 제공]

황톳길 트레일(Le Sentier des Ocres)

위치: Sentier Des 0cres, 84220 Roussillon. 시간 : 계절마다 달라 확인 필요

루씨용 황토트레일. [사진 pixabay]

루씨용 황토트레일. [사진 pixabay]

황토(Ochre) 트레일을  할 수 있는 장소로 30분 코스와 60분 코스가 있다. 시간은 매월 달라 홈페이지 정보를 참고해야 하고 겨울철에는 정비기간으로 안 할 때가 있고, 날씨가 안 좋아도 열지 않는다. 이 트레일은 걷고 난 후 신발과 바짓단이 붉게 물드니 참고해야겠다.

루씨용 전설 한토막

루씨용 성에 성주 레이몽 다비뇽 경과 아내 세르몽드가 살았었다 사냥에 미친 성주는 종종 아내를 홀로 남겨 두었는데 아내와 기사 견습생 기욤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성의 가정부가 이 사실을 성주에게 고해바쳤고 성주는 기욤을 사냥 파티에 초대하고 사실을 떠본다. 기욤은 연인을 곤란하지 않게 하려고 그가 사랑에 빠진 상대는 세르몽드의 여동생 아그네스라고 말한다. 성주는 확인하기 위해 아그네스에게 기욤을 데리고 가 떠보게 되고, 이 모든 일을 알게 된 성주의 아내는 기욤에 대한 그녀의 사랑이 인정받지 못한 것을 절망한다. 그녀는 연인에게 진실을 들려달라고 요청한다. 기욤은 그들의 사랑을 노래하고 진실을 듣게 된 성주는 분노에 빠져 사냥 파티에서 기욤의 등을 찔러 머리를 자르고 심장도 잘라 성으로 돌아와 요리사에게 매운 소스로 요리하도록 한다. 성주는 그의 아내에게도 칼을 뽑았지만 아내는 절벽 가장자리로 도망쳐 몸을 던졌고, 그녀의 피가 온 땅을 물들여, 붉게 만들었다는 스토리다.

해질 녁의 금 고르드(Gordes) 

산 위 마을 고르드는 프랑스 예쁜 마을로 선정된 곳인데 기대보다 마을 안은 예쁘지 않다는 평이 있다. 이 마을 전체 모습을 예쁘게 담으려면 해질 녘에 가면 좋다. 해질 녘, 마을의 돌집이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금고르드라고 한다니 말이다. 이 모습을 보려면 뷰 포인트를 찾아가야 한다. 바위산 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돌벽·돌담·돌계단 등 돌 천지로 이루어진 마을이라 지금도 건물을 지을 때 이 지역의 돌로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한다.

고르드 주차장
비수기이거나 시간이 이르거나 늦거나 하면 중심가에 주차 가능하지만 성수기에는 아래 ②번 주차장으로 간다.

① 로터리 부근 주차장 주소 D102, 84220 Gordes / 좌표 43.911411, 5.199982
② Parking de l'hôpital / 좌표43.912506, 5.199840

뷰포인트에서 본 고르드. [사진 연경 제공]

뷰포인트에서 본 고르드. [사진 연경 제공]


Town View Point Gordes
주소 13 Route de Cavaillon, 84220 Gordes / 좌표 43.908454, 5.197840

고르드 마을 풍경과 활기찬 계절의 고르드. [사진 연경 제공]

고르드 마을 풍경과 활기찬 계절의 고르드. [사진 연경 제공]

고르드에도 라벤더 뮤지엄도 있고,  가까이에는 쉐낭크 수도원, 알베르 카뮈가 죽기 전에 살았고 그의 묘지가 있다는 루르마랭이 있다. 한때 피카소의 연인이었으며 시인이자 사진가였던 도라 마르가 여생을 마쳤다는 메네르브도 가까이 있다. 멋진 성이 있는 앙수이 마을도 예쁜 마을에 이름을 올렸다. 라코스테, 보니유, 다 이름있는 예쁜 마을들이다.

피터메일이 쓴 『프로방스에서의 1년』이 이 지역을 세상에 알린 단초인 셈인데 절판되었고, 릴케의『프로방스 여행』을 읽고 가면 좋겠다. 자동차만 있다면 이 마을 저 마을 쉽게 다닐 수 있는 뤼베롱 지역은 자동차 여행의 묘미를 한껏 살릴 수 있는 지역이므로 한군데 숙소를 정하고 시간도 여유 있게 가지고 가기를 바란다.

한겨울에는 ‘미스트랄’이라 부르는, 순식간에 기온이 영하 이하로 떨어지는 추위가 있는 지역이므로 봄 가을 방문이 좋다.

천 년을 견뎌 온 중세 세낭크 수도원

세낭크 수도원은 1148년 피에르 드 마장이 12명의 수도사와 함께 이 자리에 정착하면서 시작되었다. 1178년에 교회당이 건축되었고 13세기의 전성기에는 프로방스 전 지역에 목장과 숲, 성을 소유했고 다른 지역에 숙박업소를 가질 정도로 융성했다.

1544년 종교전쟁 기간에 내분을 겪었고 프랑스 혁명으로 국가에 팔린 흥망성쇠가 있었던 수도원은 1988년에야 시토 수도회로의 전통을 이어가게 되었다. 프로방스에서 설립된 네 번째 수도원으로 아무 장식 없이 소박한 중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수도원 2층은 수사들의 기숙사이고 아래에는 회랑으로 둘러싸인 중정이 있다. 회랑 옆 예배당도 검소하다.

수도원에서 유일하게 말이 허락되는 방은 회의실뿐이다. 라벤더의 꽃말이 ‘침묵’이고 수사들은 침묵 속에서 라벤더를 기르며 수행하는 것이다. 이 수도원은 장엄하게 피는 라벤더밭으로도 유명하지만 종교와 성별과 관계없이 최장 8일 동안 묵어갈 수 있어 관심이 간다. 수도원에서 만든 제품의 질이 좋아 쇼핑도 추천한다.

세낭크 수도원 숙박 Notre Hôtellerie Monastique

기도와 침묵의 일상에 동참하는 조건으로 체류 기간은 최대 8일 하루 비용 약 30 유로, 신용 카드 결제는 받지 않고 월요일 입소 불가
도착시간 9:00 ~ 11:00, 15:00 ~ 16:30, 일요일 12:00 이전 또는 17:30

신용 카드 결제는 받지 않고 월요일에는 들어올 수 없다.

여행경로.

여행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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