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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경찰 이어주는「접착제역할」마음에 들어요"|교통방송『가요운전석』진행 유경주 경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하루가 다르게 교통체증이 심해지는 요즘차안에서 라디오방송의 교통프로그램을 듣다 보면 맑고 깨끗하면서도 호감 가는 여자진행자의 목소리를 접하고 기분이 산뜻해진다.
지난 6월 개국과 함께 출발한 교통방송(TBS-FM)『가요운전석』(매일 오후3시5분∼5시) 공동진행자의 한사람인 유경주 경장(31·치안본부 고속도로순찰대소속)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오후한때 교통정보를 중심으로 생활정보·음악 등을 아기자기하게 엮어 공동 MC 허참씨와 같이 운전자들에게 친근감 있게 전해 주고 있다는 평을 그녀는 받고 있다.
『방송전문가도 아니고 해본 적도 없어 처음에는 극구 마다했어요. 그러나 주변의 권유가 많은데다 민간·경찰 양쪽 모두에 자그마하나마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결국 맡게 됐죠.』
시작이후 초반의 이런저런 실수들이 좋은 경험이 돼 이젠 자기 나름의 터를 잡아가고 있는 유 경장은 무엇보다 민·경의 「접착제역할」을 하는데 가장 큰 신경을 쓰고 싶다고 나직하지만 힘있는 어조로 말한다.
어찌 보면 본의 아니게 구박받고(?) 지내 온 것이 경찰일수도 있다. 유 경장의 친근하고 맑은 목소리는 그같은 경찰과 시민을 가깝게 하는 귀한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유 경장의 희망이 차츰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손쉽게 잊어버리는 교통법규 등 도로현장에서 자칫 말썽의 소지가 큰 내용들을 간추려 납득할 만한 말로 알기 쉽게 알려주는 진행솜씨를 보여 청취자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는 게 제작진의 귀띔이다.
『어떤 때는 경찰관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시민의 전화에 당혹 감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분명「이게 아닌데」하면서도 그렇다고 경찰입장만을 두둔할 수도 없어 애태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죠. 아직도 모르는 게 많으나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는 문제라면 조목조목 짚어 나가 오해가 없도록 해야겠죠. 진정한 신뢰는 그래야 생긴다고 보거든요.』
또렷한 말소리에는 분명 당찬 여경의 강직함이 진하게 배어 있어도 그녀의 곱 상한 얼굴과 마음씨는 또 다른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묘한 여운이 있다.
경기도 가 평에서 태어나 강화여고를 나온 그녀는 81년 경찰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84년부터 지금까지 쭉 고속도로순찰대에서 활약하며 KBS 제2라디오『가로수를 누비며』와 MBC라디오『푸른 신호등』을 통해 귀에 익은 낭랑한 목소리를 전해 준 바로 그 사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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