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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리트윗만 2만5800회, 소문난 토마토 바질 샌드위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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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준의 건강식도 맛있어야 즐겁다 #② 토마토 바질 샌드위치

내게도 재기발랄한 20대 시절이 있었다. 그중 제과점에서 근무했던 시절이 기억난다. 제과점의 홀 매니징부터 샌드위치나 브런치 같은 델리 파트의 제품 개발과 생산 업무, 그리고 부동산 시장 조사까지 직접 다녔던, 의욕 넘치는 20대 중후반이었다.

돌이켜보면, 담당했던 업무 범위가 상당히 넓어 다양한 시도를 했던 시절이기도 하다. 해외 F&B 브랜드들이 국내에 정식 론칭하기 전이라, 해외에서 유행하는 메뉴들을 원서를 보고 직접 고르고 번역해서 생산 라인에 전달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마침, 당시 제과점 대표의 가족이 프랑스 파리에 체류하고 있었는데, 현지에서 인기 있는 독특한 메뉴의 레시피를 참고해 상품으로 내기도 했다. 그때 만든 상품 중에 가장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트위터에서 레시피가 돌아다니는 제품이 있다. 바로 ‘토마토 바질 샌드위치’다. 2017년에 트위터에 올렸는데, 현재 리트윗만 2만5800회가 넘는다.

가볍고 깔끔한 맛의 토마토바질샌드위치. 발사믹 비네거로 맛의 균형을 맞춘다. 사진 김혜준.

가볍고 깔끔한 맛의 토마토바질샌드위치. 발사믹 비네거로 맛의 균형을 맞춘다. 사진 김혜준.

아마도 레스토랑이나 카페 같은 업장에서나 프레쉬 바질의 주문이 가능해지기 시작할 무렵이던, 15년 전쯤으로 기억한다. 단백질이 들어가지 않은 가볍고 깔끔한 맛의 샌드위치를 만들고 싶던 찰나, 대표의 큰딸이 파리에 있는 집 부근의 작은 샌드위치 가게에서 먹어본 후 인상적이었다고 알려 준 레시피였다.

들어가는 재료도,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잘 익은 토마토의 씨를 제거한 후 과육을 큐브 형태로 잘게 잘라 물기를 제거한다. 여기에 고소한 맛을 주는 동시에 잘게 자른 토마토들을 한데 모아줄 역할을 할 마요네즈, 그리고 적절한 간과 함께 맛의 중심을 잡아줄 발사믹 비네거, 마지막으로 약간의 소금과 후추가 전부다. 빵은 근무하던 제과점에서 가장 포근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는 밀크 식빵으로 변화를 줬다.

사실 판매하는 제품으로써의 샌드위치는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될만한 포만감이 관건이다. 또한, 단백질과 섬유질, 탄수화물의 적절한 비율도 중요하다. 이에 비하면 토마토 바질 샌드위치는 위장을 채워주는 포만감이나 영양의 비율보다는 산뜻하고 싱그러운 맛을 강조하는 특이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샌드위치 제품의 구성 기준에서 묘하게 벗어나 있는데도 유난히 인기가 좋았다.

토마토바질샌드위치 재료는 간단하지만, 바질과 토마토의 향이 어우러져 산뜻한 맛을 낸다. 사진 김혜준.

토마토바질샌드위치 재료는 간단하지만, 바질과 토마토의 향이 어우러져 산뜻한 맛을 낸다. 사진 김혜준.

토마토는 사계절 내내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지만, 가장 맛이 좋은 건 제철인 여름이다. 빨갛게 익어서 제대로 맛이 든 여름철 완숙 토마토는 풍부한 산미와 단맛을 뽐낸다. 심지어 당지수가 낮아 당뇨 식단에서도 사랑받는 재료다. 또 빨간 색감은 보기에도 기분 좋은 포인트가 된다. 만능 재주꾼이 아닐 수 없다.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당뇨인에게 허용되는 토마토 양은 하루 기준으로 작은 크기 2개 정도다. 주의해서 식단을 짜야 한다. 또한, 발사믹 비네거는 탄수화물의 흡수를 낮춰주고 혈당 상승을 막아준다. 소금으로 간을 하는 양을 극소화하고 발사믹 비네거로 맛의 균형을 맞출 것을 추천하는 이유다.

토마토 바질 샌드위치의 맛의 승부는 ‘물기 제거’에 있다. 토마토를 잘게 자르고 발사믹 식초와 마요네즈로 버무린 후, 마지막으로 식빵 위에 올릴 때까지 최대한 물기를 줄이는 것이 맛의 완성도를 높이는 팁이다. 버무린 토마토는 보드랍고 폭신한 우유 식빵(버터 식빵도 잘 어울린다)에 풍성하게 올려주면 된다. 참고로, 생 바질 향은 생각보다 진한 편이니, 기호에 따라 양을 조절하길 바란다.

잘게 썬 토마토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해줘야 한다. 사진 김혜준.

잘게 썬 토마토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해줘야 한다. 사진 김혜준.

누군가에게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일 수 있지만, 일단 맛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머릿속에 오래 남아 종종 생각나게 하는, 독특한 매력의 샌드위치다. 나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식단을 하고 있지만, 약해진 소화기관에 무리를 주지 않고 가볍게 즐기기 좋은 메뉴로 잘 활용하고 있다. 특히 우유와 함께 곁들여 가벼운 아침 식사로 먹기 좋다.

재료 준비

재료(2인 기준) : 완숙 토마토 2개, 생 바질 5g, 우유식빵 또는 버터식빵, 마요네즈, 버터(생략 가능).
양념 : 발사믹 비네거 1작은술, 마요네즈 2큰술, 굵은 흑후추와 소금은 기호대로.

만드는 법

1. 완숙 토마토는 씨를 제거하고 작은 큐브 크기로 잘라준다. 이때 키친타월로 물기를 최대한 제거한다.
2. 생 바질은 물에 가볍게 씻어주고, 역시 물기를 제거한 후 잘게 채를 썬다.
3. 볼에 1~2번을 담고 마요네즈와 발사믹 비네거, 소금, 후추를 약간 더한다.
4. 볼의 내용물을 잘 섞는다.
5. 식빵의 단면에 마요네즈 또는 버터를 바른다.
6. 4번을 식빵의 한 면 위에 소복하게 담고, 다른 식빵 한 개를 덮어 형태를 잡아준다.
7. 종이 포일로 단단히 포장한 후 빵칼 또는 식칼로 잘라 플레이트에 세팅한다.

김혜준 푸드 콘텐트 디렉터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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