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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랙호크 등 미국산 무기…탈레반, 北에 판매 우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의회에서 탈레반이 탈취한 미국산 무기가 북한에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 공화당의 제임스 코머(하원 감독개혁위원회 간사), 글렌 그로스맨(하원 국가안보 소위원회 간사) 의원은 23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내무부 청사 외곽에서 탈레반 병사가 미제 M-16 소총을 들고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내무부 청사 외곽에서 탈레반 병사가 미제 M-16 소총을 들고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들은 서한에서 “이미 탈레반은 상당량의 미국산 무기로 무장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탈레반이 얼마나 많은 미국산 무기를 확보해 운영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중국ㆍ러시아ㆍ이란ㆍ북한 등 적국들에 미국산 무기를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17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군에 지원했던 UH-60 블랙호크 헬기 등을 탈레반이 탈취한 사실을 시인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모든 무기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상당량은 탈레반 손에 넘어간 것은 확실하다”며 “미군이 철수할 때 미국에 넘겨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UH-60L 블랙호크 헬기를 C-17 소송기에 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16일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UH-60L 블랙호크 헬기를 C-17 소송기에 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탈레반이 북한에 미국산 무기를 팔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24일 미국의소리(VOA)에 “(과거 북한과 미사일 관련 기술을 거래한) 파키스탄이 북한과 탈레반 사이 중개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보유한 러시아 기반 무기와 호환이 안 돼 북한군이 사용할 목적으로 미국산 무기 구매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같은 방송에서 “북한이 미국 무기 시스템을 역설계해 다른 부품을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짚었다. 베넷 연구원은 “가령 탈레반이 확보한 F-16 전투기를 북한이 대량 획득해 순식간에 대규모 F-16 병력을 보유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며 “관련 기술을 훔치거나 기술에 대항할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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