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부모 돈 빌려 은행 빚 갚았더니 날아든 세금 고지서 , 왜

중앙일보

입력 2021.08.21 12: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87)

국세청은 채무를 상환한 자금의 출처가 의심되는 대상자에게 ‘부채 상환에 대한 해명자료 제출 안내문’을 보낸다. 부채를 어떻게, 어떤 자금으로 상환했는지 구체적으로 해명해 달라는 것이다. [사진 pxhere]

국세청은 채무를 상환한 자금의 출처가 의심되는 대상자에게 ‘부채 상환에 대한 해명자료 제출 안내문’을 보낸다. 부채를 어떻게, 어떤 자금으로 상환했는지 구체적으로 해명해 달라는 것이다. [사진 pxhere]

Q 얼마전 구 씨는 국세청으로부터 안내문을 받았다. 구 씨가 몇 년전 은행 대출금을 만기 연장하면서 일부를 상환했었는데 국세청은 구씨가 어떤 자금으로 그 대출금을 갚을 수 있었는지 소명해 달라는 것이었다. 일부 금액은 구씨가 일하면서 모아 놓은 자금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당시 자금이 많이 부족해 부모님으로부터 일부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구 씨의 경우 어떤 세금 문제가 발생할까?

A 최근 국세청은 채무를 상환한 자금의 출처가 의심되는 대상자에게 ‘부채 상환에 대한 해명자료 제출 안내문’을 보냈다. 말 그대로 부채를 어떻게, 어떤 자금으로 상환했는지 구체적으로 해명해 달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만일 본인의 자금으로 상환한 것이 아니라 부모의 도움을 받았다면 그에 대한 증여세와 가산세가 추징되고, 신고하지 않은 소득으로 상환했다면 누락된 소득에 대해 소득세 등이 추징된다.

어느날 날라온 부채 상환 해명 안내문

부채 상환에 대한 해명자료 제출 안내문은 누가, 왜 받는 것일까? 여러 유형이 있지만 상당 수는 주택이나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거나 부모 또는 지인으로부터 빌린 경우이다. 그 대출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했다면 실제로 어떻게 상환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주택이나 부동산을 증여받으면서 증여자인 부모의 관련 채무까지 함께 떠안는 ‘부담부증여’를 받은 경우에도 부채 상환에 대해 소명해야 할 대상이 될 수 있다. 즉, 증여재산과 함께 받은 채무를 자녀가 어떻게 상환했는지 점검해 부모의 도움을 받았다면 증여세를 추징하는 것이다.

상속세 신고 후 세무조사를 받았더라도 몇 년 뒤 이러한 부채 상환 소명 대상이 될 수 있다. 상속으로 인해 재산 뿐 아니라 대출금 등의 부채도 함께 상속받았는데 그 뒤 상속인이 대출금을 상환했다면 그 자금의 출처를 되짚어 보겠다는 것이다. 혹시 상속세 신고 시 누락한 재산이나 숨겨 놓은 현금 등으로 부채를 갚은 것은 아닌지를 점검하는 일종의 사후관리인 셈이다.

내 계좌에서 갚았다면 끝? 

국세청은 채무 상환을 위해 활용한 자금의 출처를 낱낱이 조사한다. 이때 단순히 과거 소득이 많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채무를 상환했다는 증거로 보지 않는다. [사진 pxhere]

국세청은 채무 상환을 위해 활용한 자금의 출처를 낱낱이 조사한다. 이때 단순히 과거 소득이 많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채무를 상환했다는 증거로 보지 않는다. [사진 pxhere]

국세청 안내문을 받았다면 기한 내에 해명을 해야 하는데 채무를 상환한 금액, 상환방법, 상환한 자금의 출처 등을 기재해 관련 자료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때 구씨가 오랜 직장생활로 많은 연봉을 받았더라도 실제로 월급을 꾸준히 저축해 두었다가 그 자금으로 채무를 상환한 것이 아니라면 별 소용이 없다. 채무를 상환할 때 정말 구 씨의 계좌에서 출금이 된 것이 맞는지 계좌를 대조해 보기 때문이다. 단순히 과거 소득이 많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구씨가 자력으로 채무를 상환했다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그럼 부채를 상환하기 오래 전부터 꾸준하게 구씨의 통장으로 현금을 입금해 두어 잔고를 꽤 두둑하게 해 놓은 후 그 다음에 부채를 상환하면 괜찮을까? 물론 부채 상환 전 구 씨 계좌의 잔고가 충분히 많았고 상환 자금도 구씨의 계좌에서 출금된 것이 확인된다면 일단 형식적인 요건을 갖춘 셈이다. 그럼 이렇게 구씨 계좌에서 출금한 돈으로 대출금을 갚았다는 것만 입증하면 충분할까?

그렇지 않다. 단순히 부채를 상환한 자금이 내 계좌에서 나왔다는 것만 증명하는 것으로 국세청은 만족하지 않는다. 구씨의 통장 잔고가 어떤 소득으로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그 출처까지 따져보기 때문이다.

즉, 본인 계좌에서 출금해 대출금을 상환한 것이 거래 내역을 통해 입증되더라도 그 자금이 어떻게 쌓인 것인지도 소명해야 한다. 본인의 근로소득이나 금융소득과 같은 소득원이 있다던가 주식 또는 부동산 등을 매각한 자금이라는 등의 구체적인 출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부채 상환자금 출처도 미리 준비해야

가령 뚜렷한 소득이나 수입원이 없는 상태에서 막상 계좌를 열어보니 정체 모를 현금이 수시로 입금된 사실이 적발된다면 어떻게 될까? 직장인인 자녀가 매월 받은 월급 외에 거액의 현금이 꾸준히 들어온다면 부모가 현금을 인출해 수시로 자녀 계좌에 넣어준 사실까지 다 드러나게 된다. 또한 부채 상환자금의 출처를 소명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신고하지 않은 누락된 소득이나 차명계좌 등이 적발되기도 한다.

이처럼 국세청은 대출로 주택을 구입하는 등 채무를 이용해 부동산 거래를 한 사람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채무 상환 여부 및 그 자금출처에 대한 사후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무를 포함한 부담부 증여를 받았거나 채무까지 함께 상속받은 경우에도 언젠가는 그 상환 경위와 자금 출처에 대해 상세히 소명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의 취득자금 출처에 대해 미리 준비해 두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그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꽤 지난 후에는 다 지나간 일이라 여기며 방심하는 경우가 많다. 행여 국세청이 오래된 부채 상환자금 출처까지 점검하지는 않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되돌아 보아야 한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