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입원한 중증 가장의 병원비와 생활비 대야 할 사람은

중앙일보

입력 2021.07.24 07: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85)

윤씨의 남편은 건강 문제로 사업을 정리한 이후 오랜 기간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생활비나 병원비는 윤씨의 예금에서 사용해 왔는데 주변 지인들은 남편의 자금에서 먼저 사용하는 것이 절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윤씨와 같이 고령의 노부부라면 상속을 대비해 누구의 자금을 먼저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상속세 줄이려면 자산 많은 배우자의 자금부터 사용해야

만일 상속세 과세 대상이라면 노부부가 자금을 사용할 때 누구의 재산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향후 상속세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그럼, 노부부가 생활비 등을 사용할 때 누구의 자금부터 먼저 사용해야 하는 걸까? 물론 각자 다양한 사정이 있겠지만 상속세 절세를 염두에 두고 해답을 찾는다면 우선 부부 각자의 재산 상황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상속세는 상속재산 규모에 따라 누진세율(10~50%)이 적용되기 때문에 향후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남편과 아내 중 재산이 많은 사람의 자금부터 생활비 등으로 먼저 사용해야 상속 재산도 줄어들고 상속세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윤씨의 경우 남편이 오랜 기간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혹시 부도의 위험이 있을까봐 그동안 주택이며 부동산, 예금 등 재산 상당 금액을 윤씨의 명의로 해두고 있었다. 남편의 건강 문제로 사업을 정리한 이후 상가 임대료 외에 다른 소득이 없었기에 그동안 윤씨 명의로 된 예금에서 생활비나 병원비, 간병비 등을 사용해왔다. 이 경우 절세면에서 본다면 자산이 적은 남편보다 자산이 많은 윤씨의 자금에서 먼저 생활비 등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윤씨의 경우와 달리 아내보다 남편의 재산이 더 많다면 당연히 남편의 자금을 먼저 사용해야 한다. 가령 남편의 투병기간 5년 동안 남편 대신 아내의 자금으로 생활비나 병원비 등으로 3억원을 사용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는 남편 재산에 대한 상속세 계산 시 전혀 공제되지 않는다. 오히려 남편 계좌에 남아 있는 3억원에 대해 상속세로 1억2000만원(상속세율 40% 가정)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되어 세부담 면에서 현저히 불리해진다.

상속 순서에 따라 자금 사용 계획을 세워야 

상속세 절세를 염두에 두고 해답을 찾는다면 우선 부부 각자의 재산 상황을 먼저 살펴 보아야 한다.[사진 pxfuel]

상속세 절세를 염두에 두고 해답을 찾는다면 우선 부부 각자의 재산 상황을 먼저 살펴 보아야 한다.[사진 pxfuel]

지금까지 윤씨의 자금으로 생활비 등을 사용해 왔지만 최근 남편의 건강이 더 악화하다 보니 주변 지인들은 남편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남편 재산부터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보통 상속세는 상속재산이 10억원(배우자가 없을 경우 5억원)이 넘는 경우에 비로소 과세 대상이 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남성 80.3세, 여성 86.3세인 점을 고려하면 일반적으로 부부 중 남편의 상속이 먼저 이루어지고 그 뒤에 아내의 상속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즉, 부부 중 먼저 돌아가시는 분의 상속재산이 10억원이 넘으면 상속세가 과세되고, 그 후 홀로 지내다가 돌아가실 때는 상속재산 5억원이 넘을 경우 상속세 부담이 있다고 보면 된다.

윤씨 부부의 경우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그리고 대부분의 금융자산이 윤씨 명의로 되어 있고 남편의 경우 소규모 집합상가 1채와 금융자산 1억원 정도가 남아 있어 상속세 과세대상인 1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남편의 상속세를 걱정해 미리 남편의 금융자산부터 소진할 필요는 없다. 남편의 집합상가를 매도해 생활비로 충당할 수는 있겠지만, 매도과정에서 양도세도 부담해야 하는 등 불필요한 지출이 생길 수 있다. 차라리 남편 사후 상속세 부담 없이 자녀들이 상속받아 꾸준히 임대료를 받다가 적절한 시점에 매도해 이를 자녀들이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더 낫다.

재산이 없는 배우자에게 증여 후 상속 방법도 활용해야  

부부 중 재산을 적게 보유한 배우자가 오랜 투병 생활로 먼저 임종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전에 배우자에게 증여해 균형을 맞춰 불필요한 상속세나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 [사진 Wikimedia Commons]

부부 중 재산을 적게 보유한 배우자가 오랜 투병 생활로 먼저 임종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전에 배우자에게 증여해 균형을 맞춰 불필요한 상속세나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 [사진 Wikimedia Commons]

사실 윤씨의 경우 상속세 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남편이 아니라 오히려 윤씨다. 남편 명의로 된 재산은 10억원이 넘지 않아 상속세가 없지만, 부부의 재산 대부분이 아내 윤씨의 명의로 되어 있어 남편 사후 윤씨 홀로 남았을 경우 상속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멀리 본다면 지금부터 윤씨의 상속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찾아 두는 게 좋다.

만일 지금 윤씨가 오히려 남편에게 6억원을 증여해 둔다면 어떻게 될까? 배우자 증여공제로 6억원을 공제받으면 남편이 증여받을 때 증여세 부담은 없다. 그 후 남편이 투병 중 사망할 경우에도 남편의 상속재산은 총 10억원이 넘지 않는다. 그 경우 윤씨가 아닌 자녀들이 이를 모두 상속받더라도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공제 5억원을 공제받게 되어 상속세 부담이 전혀 없다.

그러나 윤씨가 6억원을 남편에게 증여하지 않고 있다가 남편과 사별 후 윤씨도 사망했다면 그 6억원에 대해 상속세 2억4000만원(상속세율 40% 가정)을 더 내야 할 것이다. 즉, 윤씨가 지금 배우자에게 증여했다가 추후 이를 자녀가 상속받도록 한다면 약 2억 4000만원의 절세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처럼 부부 중 재산을 적게 보유한 배우자가 오랜 투병 생활로 먼저 임종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전에 미리 배우자에게 증여해 균형을 맞추어 놓은 뒤 그 상속재산을 자녀가 상속받도록 해야 불필요한 상속세나 증여세를 줄일 수 있게 된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