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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아시안게임 대만 유치|중국 반대로 화합무드 "찬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내년으로 연기 결의>
중국은 26일 오후 북경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집행위에서 오는 98년 아시안게임의 대만유치에 적극 반대, 끝내 이 대회 개최지결정을 보류시키는데 성공.
허전량 북경대회조직위원회부위원장은『중국헌법상 중국선수들이 대만에 갈 수 없어 대만의 아시안게임개최를 반대한다』고 밝혀 최근의 중국·대만 화합무드에 찬물.
또 인도네시아의 보브 하산도『86년 서울아시안게임, 90년 북경아시안게임,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등 아시안게임이 극동아시아에서만 개최되고 있어 98년 아시안게임이 다른 지역에서 개최되어야 한다』며 중국입장을 편들어 OCA회원국들간의 분열이 심화될 조짐.
이에 따라 이날 OCA 집행위는 98년 아시안게임 개최지결정을 유보, 내년 OCA총회로 연기할 것을 결의.

<교시대로 했더니 명중>
『위대하신 지도자동지(김정일)께서 빠른 조준과 격 발을 하라는 교시가 있어 그대로 했더니 수확이 좋았시요.』
대회 첫 금메달을 북한에 안겨 준 사격의 주영산책임지도원(감독)은 이같은 우승소감을 밝히며 특히 정춘옥은 깡 지고 대가 있어 국제대회에서 강하다고 자랑이 대 단.
반면 정춘옥은 책임지도 원과 사격협회 아바이(원로)들의 지도 덕에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겸손.
일본의 교도(공동)통신에 따르면 이번 북경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단 및 보도진, 심지어 관람 단까지 모두 북한을 출발하기에 앞서 이른바「9· 8지시」라는 특별지침을 하달 받고 집중적인 학습과 토의를 가졌다고.
「9·8지시」는 최근 북한의 개방자세와 관련,『아시아대회에서는 활발하게 행동해 남조선 측과 화해적인 분위기를 조성토록 하라』는 내용.

<신문서도 자성의 소리>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이 금메달을 너무 휩쓸고 있다는 자성이 나 온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관중들이 자국선수들만을 지나치게 응원하고 있다는 강한 비판이 중국내부에서 일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중국 당 기관지「인민일보」를 인용, 26일 북경발로 보도.
『인민일보』는 25일「우리의 아시아」라는 제 하의 칼럼을 통해 『운동경기장에서 중국인 관람자들이 중국선수들에게만 박수를 보냄으로써 외국 손님들에 대한배려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

<중국텃세 도마에 올라>
북한의 배길수·신명수가 체조 남자개인 안마와 링에서「가장 훌륭한 경기를 펼치고도」 동메달에 그치자 심판판정의 공정성이 각국관계자들의 도마에 올라 주최국 중국은 당혹한 표정.
한국팀 관계자들조차도『완벽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주최국인 중국에 금메달을 뺏긴 것은 심판들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
북한선수들은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시상식에도 불참, 불만을 표시.
북한 이만섭 코치는 기자회견도중『심판들의 불공정한 채점으로 금메달 2개를 놓쳤다』며 『시상식에 불참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고 노골적으로 억울함을 하소연.

<클레이사격은「날치기」>
스포츠 용어를 순수한우리말 사용을 고집하고 있는 북한은 사격에서도「날치기사격」「돼지 잡기」「돼지권총」으로 종목을 분리.
공중을 나는 표적을 쏴 점수를 가리는 트랩과 서키트 종목이 포함돼 있는 클레이사격의 경우「날치기사격」으로 불러 말 그대로 날아다니는 목표물을 명중시킨다는 경기방식을 그대로 반영.
또 종전까지 멧돼지 모양의 표적을 사용했던 러닝게임은「돼지권총」이나「돼지 잡기」로 표현.
이 때문에 이날 북경 사격장 프레스센터에선 북한기자들이『아무개가 날치기에서 깡 있게 쏴 금메달을 따냈다』고 데스크에 보고하거나 관련기사를 송고 하느라 떠들 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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