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전 이상출혈(13)-혈액순환 이상 때 발생…간의 열 풀어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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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부인과 외래를 찾는 환자 중에서 간혹 월경기를 전후해서 월경이 잘 나오지 않거나 월경이 있다고 해도 그 출혈량이 극히 소량이면서 코에서의 출혈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한의학에서 착경망행 이나 역경이라고 하는 병증이며, 서양의학에서는 이를 대상성 월경이라고 한다.
이러한 착경망행은 비 점막에서의 출혈이 가장 많으며 그 외에도 대변에서의 출혈이나 신장·폐·피부·위·장·유선·배꼽·외이도·눈·안검 부위에서도 나타난다.
이는 내분비 이상에 의한 자궁내막의 주기성 변화가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월경이상의 일종으로 간주되고 있다.
착경망행은 주로 생리가 있기 전에 많이 나타나며 생리중이나 생리 후에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그 원인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거나 외부적인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할 때 또는 과로한다든가, 맵거나 뜨거운 음식물을 과식하는 것 등을 꼽는다.
또 부부관계를 너무 과도하게 함으로써 내부에서 화기가 생기게 되고 이런 화기로 인해 혈이 영향을 받으면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거꾸로 올라가거나 또는 밑으로 흘러감으로써 이런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치료는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열을 제거함으로써 혈액의 순환을 정상적으로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한의학의 임상치료법 체계에 따르면 열은 간장의 이상이나 음기가 부족해 생기므로 간에 모여 정체된 열을 풀어주거나 음기를 도와주면서 속에 뭉쳐진 열을 없애는 처방을 적절하게 선택해 환자의 증상에 따라 약을 투여, 치료한다.
아울러 이런 치료는 월경이상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서 치료에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월 경기에 나타나는 대상성의 출혈은 월경 문란의 특이한 현상으로 출혈부위가 배꼽일 경우에는 특히 자궁 내막증 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출혈부위에 상관없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송병기<경희 의료원 한방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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