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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건망증|송병기<경희 의료원 한방병원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사람은 누구나 지나온 많은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정상인데 이러한 망각 증상이 극심하면 건망증이라고 한다.
건망증은 40대 이후에 잘 생기는데 특히 여성에게서 심하다.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 중 건망증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건망증은 두뇌의 힘이 쇠약해져 기억력이 감퇴되고 매사에 잘 잊어버리는 병적 증상을 말하는데, 희망 또는 선망으로 부르기도 한다.
표현이야 어떻든 건망증은 모든 일과 사물을 쉽게 잊어버리고 정상과 다소 다른 행동을 하거나 사고를 가진 증상을 지칭한다.
이런 증상의 사람은 많은 일에 실수와 실례를 하게 돼 당황하는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금전적으로도 손해를 자주 보게 된다.
건망증이 생기게 되는 것은 심장과 비창의 기능이 허약하기 때문이며 신장이 쇠잔할 때도 발병한다.
심장과 비장은 원래 혈액을 주관하는 기관이며 신장은 정액과 골수를 관장하는 것이 주 역할이다.
사람이 어떤 일에 생각을 깊이 오래 하면 심장이나 비장 이 손상을 받아 혈액의 심한 손실과 소모가 뒤따른다.
한방에서는 신장을 단순히 소변을 걸러 내는 배설기관으로만 보지 않고 사람의 선천적인 생명을 주관하는 정수를 갖고 있다고 여긴다.
만약 성인이 자기의 정력이 넘친다고 해서 지나치게 방사하면 남녀를 불문하고 정력이 훼손 당하고 골수에 감퇴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두뇌에 전달되고 보급돼야 할 영양물질의 생산에 차질이 오고 중간에 소모가 생겨 피해를 보게 되는데, 이 결과로 건망증이 생긴다.
또 나이가 듦에 따라 두뇌의 세포가 감퇴돼 기억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병이라 기 보다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건망증은 대개 잠을 못 이루는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 치료를 위해서는 심장의 혈액을 주관하는 기능을 도와주고 비장과 신장의 생리작용을 증강시키는 요법을 쓴다.
지나친 염려·생각 등으로 정신력이 피곤하고 음식 맛을 상실해 식사 량이 몹시 적고 가슴은 늘 놀란 사람처럼 두근거리는 증상과 불면증·건망증이 같이 나타날 때에는 귀비탕을 위주로 해 치료한다.
신장의 정액이 과다하게 소모되고 골수가 약한 사람은 늘 허리가 시리고 허리의 힘이 약해진다.
또 혀가 붉어지면서 맥박은 몹시 약하게 자주 뛰며 소변이 잦거나 붉은 색깔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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