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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 인기 '짱' 안산 대덕과학탐구학습관에 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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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수천 평에 이르는 대전 중앙과학관, 서울과학관 등 대형 과학관이 있지만 정작 중소 도시에는 과학 교육과 대중화에 이용할 기반 시설이 아예 없거나 부실하기 짝이 없다. 경기도 안산시 청소년수련관에 있는 대덕과학탐구학습관은 민간기업과 지자체가 합작으로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첫 과학관으로 꼽힌다. 대덕전자 김정식 회장이 8억5000만원을 들여 2층 건물과 시설을 지어 안산시에 기증하고, 안산시는 1억2000만원을 들여 과학기자재를 설치하고 운영도 맡고 있다. 과학관은 9월 12일 개관한 이래 연일 어린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과학관 최백규 교사는 "주변 초등학교에서 과학수업을 하러 오겠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연일 어린이들로 만원을 이룬다"며 "벌써 12월 방학 전까지 일정이 꽉 잡혔다"고 말했다. 개관 두 달도 안 돼 1800여 명이 이용했다. 과학관은 1층에 과학공학체험실, 알쏭달쏭 정보 나라, 신비한 영상 나라, 2층에 우주 영상체험실 등 건평 128평이다.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148명이다.

1일 대덕과학탐구학습관은 과학 수업차 온 안산 덕성초교 5학년 두 반 학생 약 80명으로 꽉 찼다. 한 반은 1층 과학공학체험실에서 직렬.병렬 관련 회로 실습을, 또 한 반은 2층 우주 영상체험실에서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과정, 별의 탄생 과정을 담은 영상을 관람했다. 과학관 규모는 작아도 안산시 과학 교육의 명소로 급부상했다. 최장명 과학관 소장은 "학교 교과 과정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비결"이라며 "어린이들이 야외 수업 분위기도 느끼고, 각종 실험 기자재가 준비돼 있어 수업이 충실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전기회로를 연결해 다이오드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며 즐거워했다. 최 교사는 "아빠가 출근할 때 안에서 불을 켜고 계단을 내려가 끌 수 있는 이중 스위치를 만들어 봅시다"며 직.병렬 전기회로를 구성하도록 가르쳤다. 덕성초교 김채은양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것을 직접 만들어 보니 재미있다"며 "재료가 있으면 집에서도 제작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우주 영상체험실은 지름이 9m인 원형 돔 스크린과 디지털 영사 장비를 갖췄다. 어린이들은 거의 눕다시피한 편한 자세로 천장을 올려다보면 돔 스크린 가득 장엄한 우주의 영상이 해설과 함께 흘러나온다. 경기도에서 이런 영상 장비를 갖추고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는 게 최 소장의 설명이다.'국제우주정거장'(5분)'별의 생성과 탄생'(25분)'해저 여행'(25분) 등 10개의 특수 영화가 준비돼 있다. 이외에 일반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등 과학 영상물도 200편 가깝게 준비돼 있다.

학교에서 단체로 수업을 하러 오기도 하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과 후 발명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30여 명이 등록해 지도를 받고 있다.

최 교사는 "학교 수업이 없는 토요일에 가족끼리 와 과학 실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이달 중순께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봇교실도 운영하기 위해 노트북 7대를 준비했으며, 동산고교 발명반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어린이를 가르치도록 협조가 이뤄졌다.

글=박방주 과학전문기자 <bpark@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 "중소 도시에도 과학관 생겨야" 최장명 소장

"소규모 과학 탐구관이 중소 도시에 하나씩은 설치돼야 합니다. 민관 합작으로 처음 시작한 대덕과학탐구학습관이 그 불씨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최장명(사진) 대덕과학탐구학습관 소장은 안산에 이런 시설이 들어서고, 호응이 좋은 것에 대한 자랑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특히 김정식 회장이 과학관을 지어 기증함으로써 안산에 있는 수많은 어린이가 과학에 대한 관심을 더 갖게 됐다고 뿌듯해 했다.

"과학 탐구 시설이 많지도 않지만 있어도 활용을 안 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대덕과학탐구학습관은 규모는 작아도 알차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초등학교 교장을 정년 퇴임했다. 그 뒤 소장직을 맡아 각급 학교의 과학 수업을 과학관에서 하도록 협조를 구했다. 수업시간에 맞춰 버스를 보내주는 서비스도 했다. 최 소장은 과학관을 안산시의 과학교육 중심체로 만들 꿈에 부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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