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지혜(21.성신여대 정외과 1)씨에게 MP3 플레이어는 강의 노트다. 필기를 하면서 MP3 플레이어로 강의를 녹음한다. 이씨는 "필기는 요점만 정리하게 되지만, 녹음한 것을 다시 들으면 강사의 논리 전개를 파악할 수 있어 논술형으로 시험을 치를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MP3 플레이어가 음악감상용 단말기에서 벗어나 '멀티 플레이어'로 변신하고 있다.
◇어떤 기능 있나=어학 학습 도구로 인기를 끌면서 MP3 파일은 물론 WMA.ASF 등 갖가지 형식의 음성 파일을 재생하는 기능도 갖추는 것이 보편화됐다.
MP3 형식이 아닌 인터넷의 어학 학습 콘텐츠도 MP3 플레이어로 들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자막 기능, 느리게 듣기, 원하는 구간만 반복해 듣기 등 어학 학습에 알맞은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 레인콤(www.iriver.co.kr)이 이달 초 선보인 iFP-500, 디지탈웨이가 11월 중순 출시할 FY200 등은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와 연결해 테이프 안에 든 내용을 바로 MP3 파일로 바꾸어 저장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레인콤 측은 "과거에 산 어학 학습 테이프를 MP3 플레이어에서 활용할 방법이 없겠느냐는 고객들이 많아 이런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면서 "용량 1백28메가바이트(MB)짜리 MP3 플레이어라면 90분 테이프 6개의 내용을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레인콤과 거원시스템(www.iaudio.com) 등은 MP3플레이어를 사는 고객들에게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어학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것 외에 인터넷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MP3 어학 자료들이 많다. 고3 박두석(서울 사당동)군은 "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대사 등 재미를 느낄 수 있는 MP3 파일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등.하교 때 영어 듣기 공부를 했다"며 "듣기 평가에서는 거의 만점을 받는다"고 말했다.
녹음기.라디오 기능을 가진 제품도 많이 나와 있다. 용량이 하드디스크에 맞먹을 정도로 늘어나면서 컴퓨터에 연결해 휴대용 하드디스크처럼 쓸 수 있는 MP3 플레이어도 등장했다.
현원은 심장박동수를 알려주고 지나치게 박동이 높으면 경고음을 내는 MP3 플레이어를 최근 내놨다. 조깅을 하면서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다는 데 착안한 것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구입요령=MP3 플레이어는 저장 장치에 따라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메모리형과 하드디스크형이다. 메모리형은 64~2백56MB가 주종이며, 하드디스크형은 10~40GB의 것이 나왔다. 컴퓨터에 연결해 휴대용 저장장치로도 활용하려면 하드디스크형이 알맞고, 음악.어학용은 메모리형으로 충분하다.
메모리형은 용량에 따라 값이 3만~10만원 차이난다. 1백28MB 정도면 대략 5시간 분량을 녹음.재생할 수 있어 강의를 녹음하거나 어학 공부를 하는 데 큰 불편이 없다.
자막.느리게 듣기.반복해 듣기 등의 기능은 일부 MP3 플레이어만 갖고 있으므로 사기 전에 확인해야 한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