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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학은 강화 지식 브랜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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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의 양명학(陽明學)이 서해의 강화도를 대표하는 '지식 브랜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한국양명학회(회장 김수중)가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가 3~4일 강화도 안양대 캠퍼스에서 열린다. 3회째다.

올해 대회는 양과 질에서 한층 성숙해지며 강화도의 지식상품으로 정착된 느낌이다. 중국.일본.대만.미국.러시아 등에서 학자 12명이 초청돼 국내 학자들과 토론을 벌인다.

중국 사상가 왕양명(1472~1528)이 주창한 양명학은 주자학과 쌍벽을 이루는 유학의 한 분파다. 공리공담에 빠진 주자학을 비판했고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실천을 강조했다.

올해의 주제는 '하곡과 한국양명학의 전개'. 한국양명학의 뿌리를 강화도에 내린 인물이 바로 하곡(霞谷) 정제두(1649~1736)다. 한국양명학은 그의 아호를 따 '하곡학'이라고도 하고, 강화도와의 인연을 강조해 '강화학' '강화양명학' 이라고도 부른다. 이광신.이광사.이충익 등이 하곡의 맥을 이었다. 많이 알려진 위당 정인보는 이충익 계열이다.

한국양명학은 조선시대에 이단으로 탄압받은 이래 아직까지 제대로 연구가 진척되지 못한 분야다. 우리는 유학하면 주자학을 떠올리는 경향이 짙지만, 현대 세계 유학의 흐름을 주도한 것은 양명학이다.

이 대회를 처음 기획한 정인재 서강대 명예교수는 "한국철학의 세계화를 얘기하려면 하곡학 혹은 강화양명학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중 회장은 "우리 학회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하곡학이란 개념은 주자학.양명학과 대등한 독립된 영역으로 자리매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영찬(조지 메이슨대).정화열(모라비언대).왕진민(베이징대).왕차이구이(타이중사범대) 교수와 야자키 가츠히코 일본 미래재단 이사장, 김태창 일본 공공철학행동연구소장 등이 참석한다. 02-961-0229.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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