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유예 닷새… 기업들 “희색”/추석연휴 명암(경제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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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기차등 예약­취소­재예약사태/내년은 미정… 달력업체들 골탕/9월중 통화관리는 한결 쉬워질 듯
쉰다,안쉰다며 논란을 빚었던 국군의 날(10월1일)과 한글날(10월9일)이 휴일로 결정되기는 했으나 내년에는 어떻게 할지 미정인데다 추석연휴가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기업들이 휴무계획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일부업체에서는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달력제조업체는 연말에 한꺼번에 달력을 찍어낼 수 없기 때문에 3∼4월부터 교포상대의 수출물량을 찍고 내수분도 7∼8월부터 제작을 해왔는데 빨간색으로 표시해야하는 내년도 공휴일이 확정되지 않아 작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달력업체들은 더이상 작업을 미루지 못하고 달력제작에 나서고 있어 휴일여부가 어떻게 결정이 되든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으며 이미 빨간색으로 찍어놓은 물량이 연간 전체물량(4백억∼5백억원)의 20%나 돼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캘린더협회는 이와 관련 최근 업체대표 1백20명이 휴일여부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총무처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밖에 운수ㆍ유통업체들도 고객의 예약취소ㆍ재예약요구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국내기업들은 올해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다 한글날등의 휴무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는 바람에 추석연휴계획수립이 예년보다 크게 늦어진 상태.
각 기업들은 노태우대통령의 휴무지시가 있은뒤 부랴부랴 계획수립에 나서고 있는데 휴무일에 대한 결정은 노사협의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상당수 업체가 아직까지 일정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한편 각 경제단체들은 총무처의 공휴일 제외방침이후 회원사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하자 대책회의를 여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결국 대통령의 지시로 해프닝으로 끝나자 갈팡질팡하는 정부에 대해 따가운 눈총을 보내기도.
○…올해 추석연휴가 일요일인 9월30일부터 시작되고 토요일이자 월말인 29일에 자금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과 은행ㆍ국세청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9월말에는 4천억원규모의 종합소득세 중간예납,자동차세등 세금납부가 몰려 있는데 30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연휴가 끝난뒤 5일까지만 세금을 내면돼 그동안의 이자를 챙길 수 있는 반면 국세청은 세금이 늦게 들어와 그만큼 손실을 보게된 것.
한편 은행들은 28,29일께 추석자금 및 세금납부까지 겹쳐 일손이 바빠질 전망인데 대부분의 지점들이 비영업부서직원들까지 모두 동원,일선창구에 배치할 계획을 짜 놓고 있다.
○…작년에 9월중순이었던 추석연휴가 10월초로 넘어감에 따라 9월중 통화당국의 돈관리가 한결 쉬워질 전망.
한은등은 현재 중심통화지표로 총통화(M₂)를 사용하고 있고 매일의 총통화잔액을 평균한 평잔을 기준,월중 총통화증가율을 뽑고 있는데 작년에는 9월중순에 자금수요가 몰려 총통화증가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올해는 9월말이 자금성수기이기 때문에 그만큼 증가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
실제로 작년 8월의 총통화증가율이 전년 동월대비 16.9%,10월이 17.5%였으나 9월에는 19.6%나 됐는데 올해는 9월의 총통화증가율을 8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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