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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 라디오 프로-출근길 큰 호응 갈수록"열띤 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가장 먼저 부닥치며 우리 모두의 제일 큰 관심사가 돼버린 교통문제를 다루는 각 방송국의 아침출근길 교통정보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큰 호응을 얻으며 갈수록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멀쩡하던 도로가 불과 5분만에 짜증스런 교통체증의 현장으로 돌변하기 십상인 요즘 특히나 교통전문프로는 더욱 인기를 끌고 있고 『가로수를 누비며』(KBS-2라디오), 『푸른 신호등』(MBC라디오), 『차선 따라 신호 따라』(PBC-FM), 『출발 !서울대행진』(TBS-FM) 등이 그 주역들.
얼굴 없는 교통길잡이인 진행자의 독특한 진행솜씨와 현장소식을 좀더 빨리 전달하려는 통신원의 기동성에 따라 듣는 이들의 민감한 반응을 판가름 짓기도 하는 이들 프로는 각기 나름의 특성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느라 여념이 없다.
교통문제만이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얘기들도 짬짬이 들려줘 비교적 폭넓은 청취층을 갖고 있다는 『아침 가로수를 누비며』(오전7∼9시)는 올해로 26년째를 맞는 원로(?)답게 다루는 지역과 연결하는 곳이 많은 편이다.
교통프로 중 유일하게 전국을 상대로 방송하며 지방소식을 알리는 시간이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시경 교통관제 센터, 강남교통관제 센터, 공항관리 공단, 도로공사, 기상대 등에서의 현장중계와 더불어 최근에는 잘못된 신호체계·도로구조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힘쓰고 있다는 게 제작진의 귀뜀.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정치·사회 비판적 시각을 함께 담아 진행하는 김종찬씨(42)는 교통전문가가 아닌 불리함을 특유의 시원스런 진행으로 메워가고 있어 이 프로의 기둥역할을 충실히 해 내고 있다는 주위의 평이다.
매끄러운 말보다는 구수하고 털털한 서민풍의 이야기 투로 신뢰를 받아온 서유석씨(45)가 줄잡아 10년간 프로를 이끌어온 셈인 『푸른 신호등』(오전7∼9시)도 관록이나 반응 등 여러 면에서 이에 못지 않다.
택시제도의 문제점을 파헤친 논문2편을 발표하는 등 전문가적인 경지에 오른 그의 쉼 없는 노력에 힘입어 확고한 자리를 굳힌 이 프로는 요즘 종전의 직업운전자들 위주에서 자가운전자 등 급속한 자동차증가에 발맞춰 다양한 계층의 청취자 확보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을 정도.
전화통화 및 편지소개를 통한 청취자들의 참여기회를 늘려나감으로써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교통전문프로에서 우위를 유지하겠다고 제작간부들은 밝히고있어 그만큼 방송국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
지난4월 개국과 동시에 출근길 현장생중계에 큰 비중을 두며 시작된 『차선 따라 신호 따라』(오전7시35분∼9시)역시 진행자의 비중을 감안, 무게 있는 팝DJ출신 자동차칼럼니스트 최동욱씨(53)를 내세워 한창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주로 자동차자가정비·안전운전기법 등 자동차정보에 강점을 가진 진행자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영업용차보다 여성운전자 등 자가용에 중점을 두는 한편 통신원을 활용, 한번이라도 더 소통상황을 알리는데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가장 뒤늦게 교통방송개국(6월)과 함께 출범한 『출발 서울대행진』(오전7시5분∼9시)은 후발 프로그램의 어려움을 딛고 단연 앞서는 물량과 장비동원의 이점을 안고 짧은 시간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인상.
게다가 자동차경주단체 한국모터스포츠연맹 사무국장인 백형두씨(45)의 푸근하고 친근감이 깃들인 진행은 충분치 않은 자료축적 등 운영상의 어려움을 적절히 보완해주고 있다는 평.
이밖에 교통전문프로는 아니지만 KBS-2 FM의 『FM대행진』(오전7∼9시)은 이숙영 아나운서의 활기찬 진행으로 인기를 끄는 가운데 봄 개편 때 자가운전자 등을 위한 교통안내시간을 늘려 호평을 얻고있어 앞으로도 민방설립 등에 따라 교통프로는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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