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동포들 잇단 혈육상봉/일행 백10명중 52명 연고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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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국내 연고자를 확인하지 못해 방문이 늦춰져 오다 지난23일 대한적십자사의 초청으로 고국땅을 밟은 무연고 사할린동포 고국방문단이 반세기만에 속속 혈육상봉의 감격을 맛보고 있다.
방문단 1백10명중 28일오전까지 혈육을 찾은 사할린동포는 52명으로 이들은 그동안 소중히 간직해온 빛바랜 호적등본이나 사진 등을 들고 적십자봉사원들과 함께 고향을 찾아 수소문한 끝에 연고자를 찾았다.
김영주씨(72ㆍ사할린 포로나이스크 거주)는 27일오후 경기도 안성에서 누나 채운씨(78ㆍ안성군 삼죽면 미장리)와 처제 오금선씨(63ㆍ안성읍 금산2리 33) 등 일가친척 20여명과 47년만에 재회의 감격을 나누었다.
또 강한갑씨(76ㆍ여)도 27일오후 서울 마포구청장실에서 그동안 간직해온 호적등본을 추적한 끝에 남동생 평순씨(73ㆍ화곡본동 1130)를 50년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강할머니는 그러나 혼자 남겨두었던 자신의 딸 정자씨가 평순씨 밑에서 자라 결혼한뒤 3남매를 두고 77년 사망했다는 소식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일제시대에 중국으로 가 흑룡강성 철력시에서 사는 주금옥씨(52ㆍ여)가 외사촌의 초청으로 입국,경찰의 컴퓨터조회를 통해 이날 언니 금자씨(56ㆍ신길1동 95)를 47년만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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