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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소요 사태 1주년 맞은 프랑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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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프랑스 소요사태 1주년을 맞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은 긴장 속에 비교적 평온한 밤을 보냈다. 경찰이 가장 우려했던 차량 방화는 27일 밤부터 28일 새벽에 걸쳐 277건이 발생했다. 이는 하루 평균치 70~100대보다 많은 것이지만, 지난해 소요 기간 중 발생한 건수보다는 훨씬 적은 것이었다. 지난해 소요 사태가 정점에 달했을 때는 전국에서 하룻밤 새 1400대의 차량이 불에 타기도 했다.

프랑스 치안 당국은 이날 밤 평소보다 4000명이나 더 많은 경찰력을 추가로 투입해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일부 민감 지역에는 감시 헬기까지 띄워 밤새 항공 순찰했다.

그러나 지난 주초부터 이어진 버스 방화는 멈추지 않았다. 소요사태의 진원지였던 센생드니도(道) 블랑메닐에서는 2대의 버스가 복면을 한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당해 불탔다. 일부는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르몽드가 보도했다. 이들은 버스 승객과 운전 기사를 강제로 내리게 한 뒤 버스에 불을 질렀다. 파리 서쪽 교외 트라프에서도 빈 버스가 쇠구슬 공격을 받았고, 동부 도시 랭스에서는 버스 방화 시도가 있었다. 클리시수부아와 파리 남동쪽 모,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는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이 공격을 당했다.

내무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5명이 체포됐고, 이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6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1년 전 경찰에 쫓기다 변전소에서 감전사해 소요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두 소년에 대한 추모식도 조용하게 진행됐다. 27일 아침 두 소년을 추모하기 위해 클리시수부아에 모인 2000여 명은 2시간 동안 행진하며 침묵 시위를 벌였다.

대부분 아프리카계 이민자들로 이뤄진 행렬은 '헛된 죽음'이란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들고 클리시수부아 시청에서 두 소년이 감전사한 변전소 정문까지 걸어갔다. 변전소 정문에 헌화한 이들은 두 소년이 다니던 중학교 앞으로 가 추모비 제막식을 했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내외신 기자 100여 명이 몰려 프랑스 소요사태 1주년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반영했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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