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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간 문화교류로 진정한 화합 이뤄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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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사람 사이 '해원(解寃)'의 수단으로 문화사업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한일평화 콘서트는 문화교류를 통해 양 국민들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고 진정한 화합으로 가자는 취지에서 준비한 것입니다."

작가, 벤처기업가, 전 조계종 포교사이자 특별한 영(靈)능력자로 유명한 차길진(59.사진)씨. 그는 최근 자신의 직함에 '공연기획자'와 '언론인'을 추가했다. 얼마 전 순간(旬刊)신문인 한국불교 사장으로 내정됐기 때문이다.

차씨는 박정희 대통령 시해에서부터 서해교전, 월드컵 4강 진출 , 노무현 대통령 당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피습 등을 예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차 법사가 요즘 문화공연 사업에 푹 빠져있다. 11월 4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 공연에 일본에서 '록의 전설'로 통하는 X재팬의 전 멤버 '도시'와 가수 이승환, 록 밴드 넬 등이 참가한다. 도시와 그와의 인연은 특이하다. 도시는 1998년 X재팬이 해체되고 동료 멤버였던 히데가 자살하자 충격에 빠져 방황했다고 한다. 죽음을 생각하던 도시는 우연히 차 법사의 일본어판 저서 '불가사의한 사나이'를 읽고 영혼의 소중함에 눈을 뜨게 됐다. 그 후 그는 순회 자선공연을 펼치는 등 재기에 성공했다. 차씨가 공연을 준비중이라는 말을 듣고 참여를 자청했다고 한다.

문화공연 기획자로서 차씨의 포부는 간단치 않다. 그는 "한국, 일본, 중국 그리고 북한과의 다양한 문화교류 사업을 추진중"이라며 "교류가 이뤄지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마음의 벽도 헐릴 것"이라고 했다.

'문화를 통한 구명시식'(救命施食.영혼을 불러 한을 풀어주는 의식)이 최근 그의 화두란다. 내년 일본에서 한국대형가수 공연 등 한일평화 콘서트 정례화도 추진중이다. 자신이 제작해 98년 초연했던 가극(歌劇) '눈물의 여왕'의 뮤지컬화 작업도 진행중이다. 그러나 그는 세간의 관심인 '예언'에 대해서는 좀처럼 입을 떼려 하지 않았다.

"예언은 천기누설이기 때문에 재미꺼리로 하는게 아닙니다. 이해 당사자들의 의심과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고요. 언젠가 스스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죠."

그는 남부군 사령관 이현상을 사살한 빨치산 토벌대장이었던 차일혁 총경의 아들이다. 차 총경은 빨치산 토벌 중 화엄사를 소각하라는 명령에 각황전 문짝만 태우는 기지로 사찰의 소실을 막았다. 그래서 화엄사에 그의 공적비가 있다. 차 법사의 아들 현석(32)씨는 연극연출가이자 대학로 스타시티 대표다. 차씨 일가의 문화사랑은 3대에 걸쳐 이어져 있는 셈이다.

글=이재훈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 바로잡습니다

10월 30일자 28면 '다음달 4일 평화콘서트 여는 차길진씨'기사에서 차씨의 직함 가운데 '조계종 포교사'를 '전 조계종 포교사'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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