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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 「세상사는 이야기」|K-1TV「열전! 달리는…」시청자 참여프로 갈수록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녹화도중 가끔 실수도 나오지만 순박하고 신선한 느낌을 주는 일반인 참여 TV 프로그램들이 갈수록 좋은 반응을 얻으며 인기프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말하자면 눈길 가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아닌 우리 주변의 평범한 갑남을녀들이 참가해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인 셈인데 MBC-TV의『주부가요열창』『세상사는 이야기』와KBS-TV의「열전 ! 달리는 일요일』(lTV),『둘이서 한마음』(2TV)등이 대표적인 경우.
왠지 기교를 부리고 일부러 꾸미는 것보다는 생경할지라도 낯설면 낯선 대로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친근감을 주는게 많은 관심을 끄는 이유인 것 같다고 제작자들은 밝히고 있다.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이 같은 프로그램들을 들먹이다 보면 뿌리 격인 KBS-lTV의『전국노래자랑』을 빠뜨릴 수 없다.
일찌감치 72년 『KBS배 쟁탈 전국노래자랑』으로 출발, 80년에는 참가자 층과 진행 방식을 바꿔 시청자 누구나 스스럼없이 참가하게끔 만든 덕에 지금은 도시든 시골이든 무대가 설치되는 곳은 으레 동네잔치분위기의 풍물장이 설정도.
집에서 살림하고 애 키우느라 정신없던 주부들이 출연, 평소 갈고 닦은 노래 실력을 맘껏 뽐내보는 MBC-TV의『주부가요열창』(금요일 밤8시5분)역시 이 같은 흐름을 반영, 일반 주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녹화방송에 앞서 박자·음정과 간단한 무대태도 등 예행연습을 통해 배운 것도 막상 녹화 때는 긴장 때문에 모두 까먹고 원래대로 돌아가는 아마추어의 순수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요즘에는 출연자들의 노래 등 속내용이 너무 다듬어져 있어 오히려 흠이 되고 있다는 주위의 지적도 있다.
인정이 메말라 가는 세태 속에서도 꾸밈없이 살아가는 서민들의 포근한 정을 잔잔하게 전해주는『세상사는 이야기』(일요일 밤10시40분)는 이런 면에서 꾸준히 시청자가 늘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한번 방송 때 2∼3명에 불과한 출연진 자리를 놓고 보통 5백여명의 시청자가 몰려드는 것은 그만큼 일반적인 삶을 가식 없이 보여주는 시청자 참여프로의 가능성울 확인시켜준 실례 라는게 제작진의 공통적인 얘기다.
단지 너무 체면치레에 신경 쓰는 현재의 우리 풍토가 조금씩 바뀌고, 나서길 꺼려하는 중산층에서 하나둘씩 참여하게 되면 이 프로는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미국·프랑스 등 서구에서 인기 프로인 TV 대담 쇼가 우리나라에서는 통하지 않았던 것도 알고 보면 이런 사회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것.
KBS가 주로 올 봄 프로 개편 때 등장시킨 일반인 참여프로 들도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대체로 엇비슷하다.
탁 트인 야외에서 대학생·회사원 등이 성벽 오르기·미로 탈출 등 각종 단체경기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열전! 달리는 일요일』(일요일 오전10시)은 어느 다른 프로보다 일반인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65∼70명의 인원이 한꺼번에 나와 온종일 뛰고 달리다보면 힘은 들지만 매우 흐뭇한 표정들입니다. 시청률을 감안, 연예인들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젊은이들의 티없는 실수와 표정이 시청자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져 반응이 무척 좋습니다.』
내년 3월까지 신청자가 꽉 차있어 참신한 운영 묘안을 짜내느라 고심한다는 이양구PD(43)는 일본·미국·프랑스 등 외국의 놀이문화에서 착상했지만 우리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연대감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애인·남매는 물론 고부와 시누이·올케까지 다양한 관계로 맺어진 두 사람이 나와 출연 팀끼리 노래 대결을 벌이는『둘이서 한마음』(월요일 오후7시 5분)도 일반인들의 참가특성을 살려 실력보다는 화합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출연희망자가 많지 않아 애를 먹은 초반의 부진을 씻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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